트럼프 “中과 대만 美무기 수출 논의” 이란전 협조 압박카드 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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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정상 내일 ‘베이징 담판’]
美, 하이마스 등 16조원어치 수출 계약
트럼프 “習, 대만 무기 판매 원치않아”
규모 줄이거나 인도시기 늦추는 대신
이란 설득-희토류 양보 요구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5일 중국 국빈 방문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산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것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미중 관계의 오랜 갈등 요인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의 장기화와 고유가,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으로 고민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규모를 줄이거나, 인도 시기를 늦추는 식으로 시 주석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 대신 중국 측에 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이란을 설득하라고 요구하거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에서 중국의 양보를 더 얻어내려 할 것이란 의미다.

● 대만, 美 하이마스 대거 도입… 中본토 사정권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대만은) 항상 나오는 의제”라며 “그(시 주석)가 나보다 더 많이 꺼낼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만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은 미국이 무기를 판매하지 않길 원한다. 그래서 그것(무기 판매)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약 111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의 미국산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 단일 거래 기준으로는 미국산 무기를 역대 최대 규모로 대만에 수출하는 것이다.

이 판매 계획에는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82대, 보병이 휴대하는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자폭 드론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도 지원했다. 국력과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들을 활용해 러시아를 막아 내는 데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대만이 이런 무기를 대거 사들이는 건 중국의 침공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무기의 인도가 완료되면 대만은 총 111대의 하이마스 발사 차량을 보유하게 된다. 대만 매체인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군은 하이마스를 중국 본토와 가까운 둥인(東引)섬, 펑후(澎湖)섬 등에 배치할 수 있다. 하이마스에 탑재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300km의 ‘에이태큼스(ATACMS)’를 활용하면 중국 저장성의 원저우 해군기지, 중국 푸젠성의 푸저우 공군기지 등 인민해방군의 주력 부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다. 2027년은 인민해방군 건군 100년, 시 주석의 집권 4기가 시작되는 해다. 이를 앞두고 ‘대만 통일’을 목표로 내건 시 주석에겐 대만이 미국산 무기를 대거 수입하는 자체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 트럼프-習, 빅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오전 10시15분(한국 시간 11시15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사진은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6.05.12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오전 10시15분(한국 시간 11시15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사진은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6.05.12 부산=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모종의 ‘빅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전쟁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가까운 중국의 협조를 위해 대만 의제에서 일정 부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치 중인 ‘함정(trap)’은 대만”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중국 또한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자국에 필요한 원유의 40%를 공급받는다며 “시 주석 또한 빠른 종전을 원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1월 미 의회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비공식적으로 승인했음에도 무기 인도를 위한 행정부의 최종 작업은 5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관련 문서의 최종 제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백악관이 시 주석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관련 작업을 잠시 중단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집권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 존 커티스 상원의원 등은 8일 “대만을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 카드로 쓰지 말라”는 취지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한편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1일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외교관 5명을 인용해 즉흥적인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만 관련 돌출 발언을 할 가능성을 미국의 동맹국들이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진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은 중국의 일부”처럼 중국에 유리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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