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관세율 15%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대미투자기금 조성을 언급하면서 이 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우방에 대한 압박이 성과를 낳으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한국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저녁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글에서 "우리는 방금 일본과 대규모 거래를 완료했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루어진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나의 지시에 따라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미국은 그 수익 중 90%를 받게 된다"고 언급하면서 "이 거래는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승리를 자랑했다. 이어 "이런 거래는 전례가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본이 자동차, 트럭, 쌀 및 특정 농산물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무역을 개방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미국에 대해 15%의 상호 관세를 지불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에 매우 흥미로운 시기이며, 무엇보다 우리가 일본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이달 초 협상에서 한국에 4000억달러(약 550조원)규모 투자를 기금 형태로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의 협상에서 제시된 투자 형태를 한국에도 적용하려 한 것이다. 일본이 약속한 투자기금의 형태와 출자 주체, 수익이 실제로 미국에 가는지 여부 등 자세한 세부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 주도로 이와 같은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의 참여를 전제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현재 일본과 같은 수준의 투자를 약속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못하는 만큼,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에 대해서도 기존에 발표한 상호관세 20%보다 1%포인트 낮은 19%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세율(19%)과 동일하며, 베트남(20%)에 대한 관세율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