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100일]
집권 100일 지지율 역대 최저… 미국인 55% “관세정책 반대”
“혼돈” “무섭다” 가장 많이 꼽아
행정명령, 1기때 4배 139건 서명… 反트럼프시위 등 ‘2개의 미국’ 심화
그간 전 세계는 관세, 외교, 이민, 타국 주권 개입 등 각종 주제로 연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실시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으로 주식, 채권, 달러 가치 등이 요동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의 혼란이 컸다.
● 1분기 성장률 최근 3년간 최저치 전망
뉴욕타임스(NYT)가 913명의 미국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묘사하는 단어로 “혼돈(chaotic·66%)”, “무섭다(scary·59%)”를 가장 많이 꼽았다. NYT는 그의 지지율 42%가 역대 대통령의 임기 초반 지지율로는 매우 낮은 수치라며 “특히 경제, 이민 의제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경제가 나빠졌다”는 사람은 50%였다. ‘그의 재집권으로 경제가 개선됐다’는 답변(21%)의 두 배가 넘었다. 특히 응답자의 55%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반대한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상무부가 30일 발표할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도 지난해 4분기 대비 연율 0.4% 늘어나는 데 그쳤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2.4%)보다 크게 낮고 2022년 2분기(0.3%) 이후 약 3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 한국-대만 등 우방국도 “미국 신뢰 약화”
한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같은 동맹에도 관세와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해외 원조 활동을 대폭 중단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인해 ‘자유세계 지도자’, ‘안정적인 강대국’이란 미국의 위상과 신뢰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올 4월 한국과 대만 유권자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우방국인 두 나라에서도 지난해 7월 대비 미국에 대한 신뢰가 현저히 약화됐다.미국을 ‘매우 긍정적’ 또는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 비율은 한국에서 14.4%포인트, 대만에서 20.8%포인트 감소했다. ‘북한 혹은 중국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도와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아닐 것 같다’는 대답도 한국과 대만에서 각각 10%포인트 내외로 늘었다.
● ‘역대 최다’ 행정명령 139건 서명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의회 승인이 불필요한 ‘행정명령’을 통해 주요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 97일 동안 쏟아낸 행정명령이 139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1기 때(33건)와 비교해도 4배가 넘는 것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치다.
분야별로는 경제가 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절반(19건)이 관세와 관련 있었다. DEI 폐지와 반유대주의 척결 등 보수주의 강조 관련 행정명령도 35건에 달했다. 이어 연방정부 구조조정(28건), 외교안보(18건), 이민(8건) 순이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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