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어프렌티스’ 리부트 추진
진행자로 트럼프 주니어 급부상
“넌, 해고됐어(You are fired)”라는 유행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전국적인 스타로 만들었던 전설적인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의 리부트를 아마존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9일(현지시간)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마존 경영진은 어프렌티스의 새로운 시즌을 제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캐스팅하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현재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아마존 측이 트럼프 일가에 공식적인 제안을 건넨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제작이 확정된다면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의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NBC에서 14개 시즌 동안 방영된 원작 ‘어프렌티스’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직접 진행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쇼는 이후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마사 스튜어트가 출연하는 스핀오프를 낳기도 했으며, 트럼프 본인은 총괄 프로듀서로서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챙겼다. 아마존은 지난 2022년 대형 영화 및 TV 제작사 MGM을 인수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판권과 과거 방송분을 고스란히 상속받았다.
아마존 대변인은 “MGM 인수 이후 ‘어프렌티스’라는 IP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예비 차원의 내부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현재 쇼가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며, 잠재적인 진행자 역시 결정된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백악관 및 트럼프 일가 측은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어프렌티스 리부트 논의와 트럼프 주니어 캐스팅 카드는 아마존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거대한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어떠한 프로그래밍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일가가 직접적인 재정적 이익을 얻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마존 MGM 스튜디오의 마이크 홉킨스 대표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취임식을 하던 작년 초부터 이 리부트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내부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비슷한 시기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첫 몇 주간 영부인의 행보를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멜라니아(Melania)’의 배급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려 4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는 경쟁사가 제시한 최고 입찰가의 거의 3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내부에서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멜라니아 트럼프 측이 챙긴 수익 배분율은 70%가 넘는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2025년 3월, 아마존은 발 빠르게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원작 ‘어프렌티스’의 예전 에피소드들을 다시 서비스하기 시작하며 보수층의 높은 관심을 구독으로 연결지었다.
WSJ에 따르면 ‘어프렌티스’ 리부트 추진은 넷플릭스등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청자를 넓히려는 아마존의 거시적 전략과 맞닿아 있다. 홉킨스 대표는 프라임 비디오만의 차별화를 위해 종교·신앙 기반(faith-based) 콘텐츠 제작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종교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원더 프로젝트와 손잡고 성경 인물을 다룬 ‘하우스 오브 데이비드’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마존 측은 이를 두고 “다양한 시청자 취향을 맞추기 위한 투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021년 CEO직에서 물러난 후 현재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의 최근 정치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의 두 번째 행정부 출범 이후 그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 중이다.
아마존은 2025년 트럼프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베이조스가 직접 취임식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 베이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지지하려던 계획을 직접 백지화시키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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