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에 대한 생각을 갑자기 바꾸게 된 이유가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온라인판 기사에서 가자지구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 변화의 배후에는 멜라니아 여사가 있다는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후 아내가 자기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점점 더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내를 최고의 여론조사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부인 추켜세우기’는 여성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디언은 “멜라니아를 통해 트럼프는 다양한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기회를 얻는다”며 “트럼프에게 그녀는 필요할 경우 의견을 바꾸는 구실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의 딸인 메건 몹스 RT웨더맨 재단 회장은 최근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의 조언을 소중히 여긴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조용한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슬로베니아 태생인 멜라니아 여사는 사회주의 체제와 정정 불안, 민족·지역갈등, 분출하는 민주화 요구 등을 지켜보며 성장기를 보내다가 미국으로 건너온 동유럽계 이민자 출신 미국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현실을 인정한 것도 멜라니아의 입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편을 들며 전쟁으로 인한 가자지구 참상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달말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자지구의) 아이들이 매우 배고파 보였다. 우리는 많은 사람, 특히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그건 진짜 굶주림으로, 속일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깊이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관리들은 이런 입장 변화의 배후에는 멜라니아 여사가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