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대해 발전소 공격을 포함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이란도 미국 군용기 추가 격추를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발전소 폭격 데드라인’을 앞두고 양국의 군사적 긴장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을 향해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이란의 여러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애초 시한은 지난달 23일이었는데 두 번 연기돼 최종 시한은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다.
대이란 군사작전 중 미군 전투기가 격추되기도 했다. 3일 F-15E 스트라이크이글 전투기 한 대와 A-10 워트호그 한 대가 각각 이란 남서부와 호르무즈해협 게슘섬 인근에서 격추됐다. F-15E에 탑승한 두 명 중 한 명이 격추된 뒤 실종됐으나 미군의 구조 작전으로 구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미국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수색·구조 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5일 미군과 이스라엘, 쿠웨이트 등을 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이어갔다. 이날 이란혁명수비대는 “구조 작전에 나선 미 군용기를 추가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발전소 폭격 압박한 트럼프…'치킨게임' 시작됐다
트럼프 '끝장공격' 예고…협상파 입지 좁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부터 예고한 이란 발전소 등 인프라시설에 대한 대규모 총공격이 임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48시간 남았다”며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부터 발전소 공격을 예고했으나 두 차례에 걸쳐 시한을 연기한 상황이다. 추가로 시한을 연장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란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5일 “실종자 수색 작전 중이던 미국 군용 헬리콥터와 수송기 총 3대를 격추했다”며 공세를 이어간 게 대표적이다. 양측 퇴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치킨게임’이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질 외교’ 시도한 이란
이란은 지난 3일 격추한 F-15E 전투기에 탑승한 1명이 실종되자 대대적으로 그를 찾기 위한 ‘사냥’을 펼쳤다. 이란 국영방송은 물론 지역 상인까지 그를 잡으면 큰 포상을 하겠다며 수색을 독려했다. IRGC도 인질 확보를 위해 병력을 투입했다. 이란의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그를 잡으면 자기 메달을 주겠다고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무기체계사관(대령급)으로 알려진 해당 미군은 산악 지대에서 꼬박 24시간 이상을 버티며 도주하다가 미군에 구출됐다. 미 중앙정보부(CIA)의 정밀 위치 파악 능력이 활용됐다고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적진 내 구조 과정에서 교전이 벌어져 블랙호크 헬리콥터 2대와 C130 군용 수송기 1대가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이 실종 미군 신병 확보에 열을 올린 것은 그를 협상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칫하면 1979년 이란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을 점령해 벌인 인질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입지 좁아진 협상론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은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에서도 느껴지고 있다. 잇따른 공습 피해가 누적돼 인명 손실은 물론 경제적 타격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발전소와 담수화시설 등 기간시설이 폭파될 경우 이에 따른 혼란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입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량이 증가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9~11척으로 늘어났다. 지난 2일 후 오만 유조선 3척, 프랑스 컨테이너선 1척, 일본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이 각각 해협을 통과했다. 일정 비용을 치렀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쟁 개시 후 약 한 달 동안 통행량이 하루 0~3척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부담을 이란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란 내 협상론자들 입지는 전쟁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정부의 대표적 인물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나 서구 언론은 이들이 IRGC를 통제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파르스통신과 타스님통신 등 이란 주요 매체는 연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규모 반미 시위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린아이들까지 나서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모습도 흔히 목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이란을 해방시키겠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이란의 석유 확보 등을 거론하고 있는 점은 이란 내 반미 분위기를 지피는 데 일조하고 있다. IRGC 등은 이란 내 스파이 혐의로 언론인 등을 잇달아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측과 소통하고 있는 인물로 지목됐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밀, 쌀, 비료 수송량 중에서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적었다. 이는 예멘 후티 반군을 이용해 홍해 물동량이 통과하는 바브엘만데브해협도 막을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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