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박에 캐나다, 디지털세 폐지…무역협상 재개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메타 플랫폼과 알파벳 같은 기술 회사에 대한 디지털서비스세를 폐지했다. 트럼프가 모든 무역 협상을 중단하고 캐나다에 새로운 관세를 일주일내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굴복한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재무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일요일 늦은 시간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디지털서비스세를 폐지함으로써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디지털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캐나다와의 모든 무역 협상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주일 안에 새로운 관세율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는 7월 21일까지 협상을 재개하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관계자들은 대부분 9월 1일 노동절 연휴까지 합의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 소식에 캐나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캐나다 수출의 약 4분의 3이 미국에 가고 있다. 여기에는 석유와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들과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와 트럭이 포함된다.

그러나 미국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캐나다는 미국 제품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미국은 캐나다에 약 4,400억 달러 규모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했고, 캐나다로부터 4,770억 달러를 수입했다.

캐나다 디지털세의 첫 납부 기한은 30일이었다. 작년에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정부에서 통과된 이 세금은 캐나다 사용자로부터 연간 2천만 캐나다 달러(약 198억원) 를 초과하는 디지털 서비스 매출을 올리는 미국 기술기업들이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이러한 세금을 시행하고 있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캐나다 재무부는 월요일에 납부해야 할 납부를 중단하고 디지털세를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캐나다 재계와 정치인들은 카니 정부에 디지털세 폐지를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디지털세 부과가 디지털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키고 미국의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지털세가 카니 정부가 미국과 협상할 때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