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총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도 ETF’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인도 증시가 예상과 달리 흔들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인도에 대한 투자 환경이 안갯속에 빠질 것이지만, 관세 철회 기대감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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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
10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ODEX 인도Nifty50’은 4.37% 하락했다. ‘ACE 인도시장 대표 BIG5그룹 액티브’는 4.33% 떨어졌다.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 상위 20개 종목을 편입한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는 0.71%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인도 니프티 50지수와 인도 센섹스 지수는 최근 한 달간 각각 4.37%, 4.40% 하락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에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발 관세 여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최근 미국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겨냥해 인도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기존 25%의 상호관세에 더해 3주 후인 오는 21일부터 총 관세율은 50%로 높아진다.
이에 인도 정부도 미국산 무기·항공기 도입 계획을 전격 유보하며 맞대응에 나서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인도가 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하고,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도입 발표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이들 무기는 지난 2월 양국 정상이 공동 생산 계획까지 발표했던 품목이다.
인도는 작년 기준 러시아산 원유를 73조원 규모로 수입했으며, 대미 수출액은 약 81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한다. 이번 고율 관세가 실제로 적용되면 전기전자, 의류, 의약품, 보석, 기계, 석유화학 등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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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할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경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 목적이 러시아 제재인 만큼, 향후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미국 내 생산기지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인도산 제품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도 맞물려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관세 결정은 미국이 대러 압박을 강화하고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수출 감소, 투자 위축,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이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기에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전의 키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러시아 종전 협상으로 결과에 따라 인도 관세 이슈가 경제 및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