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일가,이번엔 휴대전화사업…미국산 휴대폰 진짜?

암호 화폐에 이어 이번에는 휴대전화 서비스이다.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트럼프의 아들들이 이해 상충 우려에도 눈치보지 않고 돈이 될 것 같은 사업마다 다 손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 날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T1모바일이라는 이름의 무선 통신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T모바일 US,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 AT&T 등 미국 3대 통신사의 네트워크 역량을 모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T1 모바일은 다른 트럼프 브랜드 기업들처럼 제3자에게 브랜드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상표 라이선스 하에 '트럼프'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은 스마트폰의 설계, 제조 또는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일가가 휴대전화 하드웨어를 어디서 조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발표후 공개된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의 휴대전화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안드로이드 기기로 가격은 499달러이고 "세련된 골드"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월 47.45달러의 구독 플랜도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표를 관리하는 기관인 DTTM 오퍼레이션스는 그의 이름과 "T1"이라는 용어를 통신 관련 서비스에 사용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주 미국 특허상표청에 제출된 출원에는 휴대전화, 케이스와 충전기와 같은 액세서리, 무선 전화 서비스, 심지어 소매점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스마트폰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치열한 산업 중 하나이다. 기기 시장은 세계적인 선두 기업인 애플과 삼성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매년 6,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구매하지만, 기기의 거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제조된다. 주로 중국과 한국에서 제조되며 인도와 베트남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는 높은 인건비, 복잡한 공급망, 해외 부품 조달에 대한 의존도 등으로 실질적으로 대규모 스마트폰 생산 인프라가 없다.

이 때문에 PP 포어사이트의 통신 모바일 분야 분석가인 파올로 페스카토레는 "통신사들과의 실제 상업적 관계도 불분명하며 해답보다 의문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버라이존, AT&T, T-모바일 등 3대 통신사가 무선 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대규모 자본 집약적 인프라를 운영하며 수천만 명의 가입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의 새로운 사업은 대통령으로서의 직책과 이해 상충 우려가 크다.

유수의 모바일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으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대통령은 또 무선 통신 사업자들을 규제하는 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직접 임명한다.

부동산 건설업, 호텔, 골프 리조트 사업을 펼쳐온 트럼프 가족은 최근 몇 년간 디지털 미디어와 암호 화폐 등의 분야에 새로 진출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은 대부분 트럼프의 지지층인 보수적 미국인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우경적 미디어 사업과 상거래를 통해 사업 기반을 넓혀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는 3대 무선 통신사 중 하나로부터 네트워크 용량을 구매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통신 서비스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기 팟캐스트 ‘스마트리스'를 진행하는 세 명의 배우도 최근 T-모바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매달 요금을 절약하고자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통신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주말 트럼프의 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반트럼프 시위가 'No King'이라는 타이틀로 미 전역의 300여 도시에서 개최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