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살라흐의 리버풀, EPL 조기 우승…토트넘에 5-1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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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33·이집트)는 28일 토트넘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안방경기 후반 18분에 4-1을 만드는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린 뒤 관중석을 향했다. 그는 구단 사진작가에게 휴대폰을 건네받은 뒤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관중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5-1 대승을 거둔 리버풀은 승점 82(25승 7무 2패)를 쌓아 남은 정규리그 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EPL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아스널의 승점은 67이다.

살라흐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이날 손흥민(33·토트넘)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발 부상으로 재활 중인 손흥민은 EPL 세 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번 시즌 리그 19번째 패배(11승 4무)를 당한 16위 토트넘은 EPL이 20개 팀 체제로 치러지기 시작한 1995∼1996시즌 이후 자신들의 한 시즌 최다패 타이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28일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팬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리버풀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앞). 사진 출처 리버풀 인스타그램.

28일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는 팬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리버풀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앞). 사진 출처 리버풀 인스타그램.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과 살라흐는 2021~2022시즌 EPL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던 양 팀의 간판 골잡이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둘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리버풀은 잉글랜드 최상위리그 20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최다 우승 공동 1위가 됐다. 이날 역습 상황에서 골문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득점한 살라흐는 리버풀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이번 시즌 EPL 28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살라흐는 통산 네 번째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살라흐는 “안방 팬 앞에서 우승을 확정해 기쁘다”면서 “아르네 슬롯 감독님이 내가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기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슬롯 감독(47·네덜란드)은 역대 5번째로 부임 첫 시즌에 EPL 우승을 차지한 사령탑이 됐다.

2017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살라흐는 이날 득점으로 EPL 통산 185골을 기록해 맨체스터시티에서 뛰었던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은퇴·184골)를 제치고 역대 EPL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자가 됐다. 통산 127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이 부문 공동 5위다.

리버풀 선수들이 28일 토트넘을 꺾고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신화 뉴시스.

리버풀 선수들이 28일 토트넘을 꺾고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확정한 뒤 팬들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신화 뉴시스.

리버풀은 살라흐가 합류한 이후 두 차례 EPL 우승(2019~2020, 2024~2025시즌)을 달성했다. 2018~2019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리버풀은 11일 팀의 레전드 살라흐와 2년 재계약을 맺었다. 살라흐는 “이 팀에서 더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재계약을 했다”고 말했다.손흥민은 팀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대기록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8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부상 여파 등으로 이날 현재 7골에 그치고 있다. 9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은 웨인 루니(11시즌·은퇴), 프랭크 램파드(10시즌·은퇴), 아궤로(은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상 9시즌) 등 네 명이 보유하고 있다.

시즌 막판 발 부상을 당해 결장이 길어지고 있는 토트넘 손흥민. 동아일보DB.

시즌 막판 발 부상을 당해 결장이 길어지고 있는 토트넘 손흥민. 동아일보DB.

손흥민이 이번 시즌 유일하게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회는 팀이 4강에 올라 있는 UEFA 유로파리그다. 이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치면 아직 프로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는 손흥민은 또다시 무관(無冠)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토트넘은 2일 보되(노르웨이)와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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