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매대에 아이돌과 캐릭터를 넘어 자동차와 반도체가 올라오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편의점 업계가 기존 K팝·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중심의 팬덤 마케팅을 제조·기술 기업 브랜드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샌드형 아이스크림 '현차는 빵빵'을 내달 1일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제품은 현대차가 2022년 만우절 당시 공식 SNS에서 가상으로 선보였던 베이커리 콘텐츠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당시 상품화 요청이 이어졌던 콘셉트를 반영해 카스텔라 사이에 크림치즈 아이스크림을 채운 샌드 형태로 구현했다.
제품 패키지에는 현대차 대표 차량 디자인을 적용했다. 그랜저·싼타페·아이오닉 9 등 주요 차종으로 구성된 띠부씰 20종 중 1종을 무작위로 동봉해 수집 요소도 더했다. 제품 출시에 맞춰 양사는 차량 할인 쿠폰과 여행 패키지 등을 내건 공동 마케팅을 7월 한 달간 진행한다.
기업 브랜드를 활용한 협업 상품은 최근 유통가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아는 롯데웰푸드, 이마트와 협업해 소형 전기차 EV3 디자인을 입힌 '기아샵 빼빼로'를 선보였다. 앞서 세븐일레븐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내놓은 반도체 콘셉트 스낵 'HBM칩스'는 출시 9일 만에 초도물량 10만 개가 완판되기도 했다.
그동안 편의점 IP 협업은 K팝 팬덤이나 캐릭터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최근 GS25가 선보인 걸그룹 키키 협업 젤라또바, 보이넥스트도어 앨범 연계 상품, CU의 예능 '봉주르빵집' 협업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한정판 굿즈나 띠부씰 등을 통해 팬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워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팬덤 마케팅 방식이 제조·기술 기업 브랜드와 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처럼 상대적으로 일상 소비재와 거리가 있었던 산업도 편의점 상품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흐름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소비층인 1020세대에게 일상 속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업 이미지를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편의점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방문처로 자리 잡고 있는 점도 협업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편의점 매대가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접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5월 편의점 4사의 외국인 결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CU 73.8%, GS25 65.7%에 이르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GS리테일 이하림 디저트팀 MD는 "편의점 핵심 고객층인 미래세대와 방한 외국인을 중심으로 산업 경계를 허무는 협업 요청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상품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가맹점 신규 고객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차별화 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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