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논문 쓰는 학생 많아지자
다수 학교서 'AI 검사기' 사용
문장 표현이나 구조 보고 판단
사람이 직접 쓴 글도 오해 십상
표절률 낮추는 AI도 나왔지만
글 수준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사이버대학원 졸업을 앞둔 직장인 이 모씨(48)는 최근 학위 논문을 작성하던 중 지도교수에게서 '인공지능(AI) 표절률이 20%를 넘길 경우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I 표절을 검사해주는 '지피티킬러'로 표절률을 확인한 이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검사 결과 AI 표절률이 30%에 가까워서다. 밤잠을 설쳐 가며 직접 작성한 논문이 표절이라고 판정받자 이씨는 논문 마감기한을 앞두고 다른 AI 서비스를 찾았다. 'AI 표절률을 낮춰주는 AI'였다.
AI를 활용한 표절·커닝이 잇따르자 학교들이 부정행위 검증에 'AI 표절 검사기'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AI 표절 검사를 회피하는 AI 서비스까지 등장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학교가 AI 표절 검사기를 통해 학생 과제나 시험 답안지의 AI 활용을 탐지하기 시작했다. AI 표절 탐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무하유'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등학교에서 AI 표절을 검사한 문서는 전년 대비 10배 넘게 증가했다. 서울대 등에서 학생들의 AI 부정행위가 연달아 적발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AI 표절 검사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AI 표절 검사기는 확률을 기반으로 특정 글이 AI에 의해 작성됐는지를 판별해준다. 주어진 문서를 문장 혹은 문단 단위로 나눠서 분석한 뒤 해당 문단·문장에 사용된 표현이나 문장 구조와 AI가 사용하는 글쓰기 방식 간 유사도에 따라 표절 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논문의 시작 부분에 '최근 들어 OO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라는 표현을 발견할 경우 검사기는 AI가 작성했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향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등의 구체적 내용 대신 형식적 어휘들이 연달아 제시될 경우에도 AI가 작성한 글과의 유사도가 높다고 판단된다.
이처럼 확률에 기반해 표절을 판단하다 보니 이씨의 경우처럼 사람이 작성한 글까지 AI 표절률이 높게 나오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소재 국립대 컴퓨터공학과 한 교수는 "문장만 보고 AI가 작성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위험하다"며 "현존하는 AI 표절 탐지기 대다수는 단순히 표현이나 구조만 보고 AI가 사용됐을 확률을 분석하는 수준이다. 부작용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학교 측의 AI 표절 검사에 맞대응해 학생들도 AI를 표절률 관리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른바 '휴머나이저(Humanizer)'로 불리는 AI 서비스를 활용해 AI가 작성한 글을 사람이 작성한 것처럼 바꿔 AI 표절 검사를 통과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사용자가 제시한 문서에 대한 AI 표절률을 검사한 뒤 표절률이 높은 일부 문단 속 표현을 수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표절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글의 수준이 크게 하락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I 표절률을 낮추는 방법'으로 △사례는 그냥 지어내기 △평소 잘 쓰지 않거나 어색한 표현으로 바꾸기 △주술 호응이 안 맞게 고치기 등이 퍼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앞서 예시로 들었던 '최근 OO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문장을 휴머나이저에 입력하자 'OO은 2022년을 전후로 연구 담론에서 계속 언급된다'처럼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담은 어색한 문장으로 수정됐다.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생 이 모씨(23)는 "사람이 보기에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문장을 쓰니 오히려 AI 표절률이 낮아지더라"며 "사람이 직접 쓴 글을 AI 표절률을 통과하기 위해 억지로 바꾸는 게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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