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최소 20만명 몰린다…이탈리아 '비상'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ㆍ마크롱 등 정상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데다가 25년 만의 가톨릭 희년을 맞아 로마를 찾은 순례객부터 일반 시민 등 최소 20만명의 인파가 운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전과 치안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은 2005년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이후로 바티칸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행사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당국은 장례식에 최소 20만명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교황의 시신이 1903년 이후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바티칸 외부인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면서, 장례 미사를 마친 뒤 교황의 시신을 약 6㎞ 거리를 이동해 운구하는 절차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장례 미사가 진행되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였던 인파도 추후 교황의 운구 행렬을 좇아 그대로 로마 시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당국은 이 모든 절차에 대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황 장례를 앞두고 이탈리아 전국에서 경찰이 동원돼 로마 시내 도로들이 대부분 통제됐으며, 몰려든 인파가 장례식을 볼 수 있도록 곳곳에 대형 스크린도 설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에서 도착하고 있는 군주와 총리, 대통령 등 국가 지도자들의 전용기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교황 장례식은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하며 주요 외교 행사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장례 행사에 국가 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여명을 포함해 세계 150∼170개국 사절단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후 5시)로 예정된 장례 미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성 베드로 광장과 그 인근에 1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