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범 잡던 경찰, 금융권서 예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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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인터폴 근무한 전재홍 前총경
2017년 比 도피범 국내 송환 지휘
박왕열 등 ‘3대 마약왕’ 검거 참여

“경찰일 땐 범인을 잡는 게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범죄를 예방하는 게 목적입니다. 결국 사람과 재산을 지키는 일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대 최장인 8년간 경찰청 인터폴계장으로 근무한 전재홍 전 총경(55·사진)은 지난달 27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4월 30일 공직을 떠난 그는 이달부터 금융권에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 관련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전 전 총경은 196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회원국과 범죄 관련 국제공조를 진행하고, 국외로 도피한 범죄자를 추적·검거하는 업무를 맡아온 외사 수사 전문가다. 통상 2, 3년 근무하는 인터폴계장을 2016년부터 약 8년간 맡았고, 이 기간 총 32차례 해외를 오가며 도피 사범 2000여 명을 검거했다. 그는 ‘김미영 팀장’으로 알려진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 씨(55)부터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48), 최정옥(39), 김형렬(52) 등 주요 도피 사범의 검거·송환 과정에 참여했다. 2017년에는 필리핀 도피 사범 47명을 전세기로 국내에 송환하는 집단 이송 작전의 실무도 지휘했다.

그가 금융권에 몸담기로 결심한 배경에는 날로 지능화하는 금융 범죄 구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전 전 총경은 “수천 건의 해외 연계 사기 사건을 공조하면서 ‘왜 사기가 반복될까’에 대한 답답함을 느꼈다”며 “사후에 범죄자를 추적하는 게 아니라, 범죄 자금이 오가는 통로인 금융권 현장에서 기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권에서 사기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과 대응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내년 초 출간을 목표로 사기 예방 관련 책도 집필하고 있다. 한편 전 전 총경은 2023년 경찰 조직개편 과정에서 외사 기능이 축소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경찰청은 민생 범죄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외사국을 3개 과에서 2개 과로 줄이는 등 관련 기능을 축소했다가 지난해 캄보디아 범죄 사태를 계기로 최근에야 인력을 다시 늘렸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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