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하향에 베팅하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1일 급락을 딛고 2거래일 연속 반등했으나 이전과 같은 강세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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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이날 ‘KODEX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123억원 순매수했다. 전날 164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추가로 인버스 ETF를 사들였다. 인버스는 주가가 떨어질 경우 수익을 얻는 투자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다는 의미다.
곱버스(인버스 2배)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395억원 순매수했고 이날도 489억원을 사들였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경우 수익을 2배로 내는 상품이다.
앞서 개인 투자자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일 KODEX 인버스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각각 249억원, 1277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 ETF는 1914억원 순매수했다. 당시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하자 이후 반등에 기대감을 걸면서다..
실제 코스피는 전날 0.91% 오른 데 이어 이날도 1.6%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을 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번갈아 사고 파는 건 널뛰기 장세 속에서 수급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으로도 해석된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증시 활성화가 아닌 증세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로 코스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추세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3~6개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850~3300으로 제시하면서 “코스피가 3000 이상을 유지하려면 개혁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한국 세제개편안을 이유로 최근 글로벌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에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축소했다. 씨티은행은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최근 코스피 상승을 견인해 온 만큼 이번 개편안이 지수 추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