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딱 1시간"…업무시간에 '읽기' 넣은 김봉진의 새 실험 [고은이의 비즈니스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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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딱 1시간"…업무시간에 '읽기' 넣은 김봉진의 새 실험 [고은이의 비즈니스 씬]

배달의민족 창업자로 유명한 김봉진 그란데클립 대표가 회사 공식 업무시간 중 '읽는 시간'을 도입했다. 빠르게 답을 찾는 인공지능(AI) 시대일수록 독서를 통한 인간의 판단력과 사고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판단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그란데클립 코리아는 최근 사내 발표회에서 하루 1시간, 아무 회의도 잡지 않고 독서하는 시간을 별도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공식 업무시간에 공식적으로 독서 시간을 따로 넣은 파격적인 조치다. 직원들은 독서 시간에 자유롭게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 집중과 사유를 위한 ‘빈 시간’을 제도화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엔 AI를 단순히 기술적으로 잘 쓰는 회사보다 직원들이 더 잘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회사가 결국 더 오래 간다는 김 대표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 초안 작성, 요약, 리포트 정리처럼 얕은 인지 작업은 생성형 AI가 상당 부분을 대체해가고 있다. 결국 사람에게 남는 것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 어떤 질문을 던질지, 거기서 나온 답을 어떻게 해석하고 비틀지 같은 ‘깊은 일’이라고 봤다는 얘기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AI 도입을 ‘속도’의 문제로만 다뤄왔다. 보고서 작성 시간을 줄이고, 회의 자료를 빠르게 만들고, 답변 시간을 단축하는 식이다. 김 대표의 선택은 정반대 축에 가깝다. 속도를 높이는 대신, AI가 만들어낸 초안 위에 인간이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보장해주자는 방향이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만큼 다른 많은 회사에서 남는 시간을 또 다른 회의와 보고로 채워 넣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김 대표는 배민 시절에도 도서비 무제한 지원 제도를 도입해 주목받은 적 있다. 단순한 비용 보전을 넘어 구성원들이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을 읽었는지 평가하지 않았고, 얼마나 관리하지도 않았다"며 "읽는 행위 자체를 일의 일부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23년 창업한 그란데클립은 뉴믹스(커피) 스테이폴리오(숙박) 어메이징크리(패션) 왓어원더(웨어러블 토이) 등 여러 소비재 브랜드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뷰티, 식음료(F&B)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소셜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가 실제 사람과 연결되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목표 아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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