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현승이는 투수나 타자나 하나만 하긴 아깝죠."
한국 KBO 리그 환경에서도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가 탄생하는 것이 가능할까. 일단 투수와 타자 겸업을 도전해 볼 만한 초대형 유망주는 준비됐다.
하현승은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제4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고교 올스타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26구)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이날 한·미·일 통틀어 24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하현승은 최고 시속 150.7㎞의 빠른 공과 각이 큰 슬라이더로 대학 최고의 타자들을 압도했다. 한국과 미국 스카우트 대다수가 하현승이 가장 돋보이는 재능이었다는 걸 부정하지 않았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하현승은 이번 경기로 정점을 찍었다.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1㎞까지 나오는 등 수치적으로도 최고의 결과가 나왔다. 저렇게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제구가 된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왜 자신의 전체 1순위 후보인지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올해 투수로서 조금 더 집중하고 있는 하현승은 8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 24이닝 8볼넷 3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7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좀처럼 오르지 않아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직구 구속도 이날 시속 150㎞를 넘겨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B 역시 스타뉴스에 "하현승이 가장 좋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시속 94마일(약 151.3㎞)의 빠른 공을 처음 던졌다"고 감탄했다.

문제는 타자로서 재능도 투수 못지않다는 것이다. 올해 하현승은 15경기 타율 0.500(48타수 24안타), 2루타 7개, 홈런 3개, 17타점 1도루, 출루율 0.609 장타율 0.833 OPS 1.442로 배터박스에서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 재능을 눈여겨본 것이 MLB 최고 명문 팀 뉴욕 양키스였다. 양키스는 최근 하현승에게 230만 달러(약 34억 원) 전후의 초대형 제의를 했고 거절당했다. 하현승은 지난달 30일 한국 잔류를 결정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양키스는 나를 투수보다 타자로 좋게 봐주셨다. 일단 투웨이를 시켜준다고 하셨고 그 조건도 마음에 들었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풀타임 한 시즌을 뛰는 것은 드넓은 미국 땅에서도 오타니 혼자였다. 사실상 불가능한 도전에도 한국과 미국 스카우트들의 의견이 일치한 건 하현승의 타고난 야구 센스와 신체 조건 때문이다. 하현승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94㎝, 몸무게 94㎏으로 건장한 체격을 지닌 좌투좌타 자원이다. 국가대표 운동선수 출신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연함과 운동신경을 갖췄다. 여기에 이미 1학년 때 100m를 11초대로 끊을 정도로 발까지 빨랐다.
자연스레 같은 학교 선배이자 전설적인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44)와 비교됐다. 추신수 역시 부산고 시절 중심 타자이자 에이스로서 활약했다. 지난해 한 KBO 구단 스카우트 C는 "고교 때 추신수가 생각난다. 신체 조건이 좋은 데 가진 유연성과 스피드가 워낙 좋다"고 호평한 바 있다.

남다른 재능에 KBO 구단들도 투·타 겸업을 못 시킬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하현승은 투수와 타자 둘 다 하는 게 맞다. 만약 하현승 발이 안 빨랐으면 크게 매력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고 운동 신경이 좋으니까 야수로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툴을 지녔다. 지금 당장은 투수 쪽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타자를 안 하기에도 잠재력이 너무나 아깝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하현승이 엄준상, 김지우, 이현민 등 주목받는 투·타 겸업 유망주뿐 아니라 빅리그 도전에 나섰던 수많은 유망주 사이에서도 가장 잠재력이 돋보인다는 전언이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최근까지 나온 투·타 겸업 선수 중에 잠재력과 가능성은 가장 높은 편이다. 투수나 타자 하나만 하긴 아깝다"고 강조했다.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땠을까. 예상대로 2027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호명된다면 하현승은 키움 히어로즈로 가게 된다. 키움은 3년 전 손 감각이 좋던 포수 김건희(22)를 투수로서도 키우고 싶어 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하현승은 "만약 키움에 뽑히게 된다면 안우진 선배님도 계시고 많이 배울 것 같다. 김건희 선배님 때도 개인 스케줄 표가 따로 있었다고 들었다. 만약 뽑히면 나도 투수와 타자 둘 다 해보고 싶다. 물론 팀과 이야기하는 게 1번이다. 선택할 수 있다면 투수를 조금 더 하고 싶다"라고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전체 1순위를 최우선 목표로 했다. 하현승은 "KBO에 잔류한다고 발표한 뒤 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 내가 빠르게 거취를 결정해야 다음 사람도 피해가 안 갈 것 같았다. 나도 이제 마음 편히 신청하기로 했으니 전체 1순위를 목표로 한다"고 빠르게 잔류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계약금도 내가 잘하면 배로 뛰기 때문에 (한국 잔류를)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결정한 순간부터 난 KBO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려고 마음먹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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