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무대극 ‘창작가무극’
76세 노인의 발레 도전기
일본 토호에 라이선스 수출
대만 오리지널 투어도 앞둬
3회공연 일찌감치 매진 행렬
“두렵지 않아 낯선 시작, 더 멀리 날아올라 할 수 있는 만큼.”
76세 노인 김덕출이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힘껏 도약한다. 그의 얼굴에는 노인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행복과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지난 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의 한 장면이다.
치매 진단을 받은 76세 노인이 인생 황혼기에 발레에 도전하고, 꿈 앞에서 방황하던 23세 청년이 그를 만나 다시 무대로 향한다. 인생의 서로 다른 시기에서 발레라는 인연으로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간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이 작품은 2024년 일본 영화·연극 배급사 토호(東宝)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에서 공연을 펼친데 이어 오는 7월 대만 타이중 국립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한국식 뮤지컬’을 표방해온 창작가무극이 40년 만에 국경을 넘기 시작한 것이다.
창작가무극은 뮤지컬도 연극도 창극도 아닌, 한국식 무대극을 표방하는 장르다. 서울예술단 측은 “노래·춤·극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독자적인 공연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대사와 연기 중심의 연극, 판소리 창법에 기반한 창극, 브로드웨이 양식의 뮤지컬과 어떻게 다른가 묻는 질문에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뮤지컬이 노래와 연기 중심으로 극을 이끈다면 가무극은 무용의 서사적 역할이 매우 크다”며 “전문 무용 단원들의 군무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인물의 내면과 극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핵심 언어로 작용한다”고 했다. 이어 “창극이 판소리 전통 어법과 국악기에 기반한다면, 가무극은 국악과 서양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6년 ‘88서울예술단’으로 출발한 서울예술단은 40년간 이 장르를 밀어왔다. ‘바람의 나라’ ‘잃어버린 얼굴 1895’ ‘윤동주, 달을 쏘다’ 등 한국사·전통 소재 작품으로 한국뮤지컬대상을 4차례 수상하며 기반을 다졌고, 최근에는 ‘나빌레라’ ‘신과 함께’ 등 웹툰 IP(지시재산권)와 SF 소설(‘천 개의 파랑’) 등으로 소재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예술단 측은 “단원들이 구현하는 합창과 군무의 앙상블, 한국적 정서의 본질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제작 방식이 유지되는 한 소재가 달라져도 정체성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나빌레라는 창작가무극의 대중적 가능성을 가장 또렷이 보여준 작품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2019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6%를 기록했다. 개막일인 지난 2일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지나 연출은 가무극이라는 장르에 순수 예술인 발레를 접목해 서로 상승하는 효과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예술단 측 관계자도 “덕출의 간절한 꿈과 채록의 방황이 안무가의 섬세한 동작을 통해 무대 위에 시각적으로 펼쳐진다”며 “대사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무용수들의 신체 곡선과 호흡으로 전달하는 지점이 가무극만의 특징”이라고 했다.
해외 시장 문도 열렸다. 토호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성사된 일본 공연은 지난해 5월 도쿄에서 막을 올려 5월 말부터 전석 매진과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일본판은 한국적 설정을 현지화하지 않고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살렸다. 토호는 나빌레라에 이어 서울예술단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하는 등 한국 창작가무극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선스 수출뿐 아니라 해외 직접 공연도 이어진다. 서울 오리지널 공연팀은 대구·밀양 등 국내 투어를 거쳐 7월 25~26일 약 800석 규모의 대만 타이중 국립극장 플레이하우스에서 이틀간 3회 공연을 올린다. 한국어 공연에 중국어 자막을 입히는 방식임에도 현지 반응은 뜨겁다. 공연 두 달여를 앞둔 시점에 3회 공연 모두 일반 좌석이 전 가격대 매진됐다.
뒤를 잇는 작품도 대기 중이다. 6월 13일부터 7월 5일까지 NOL 씨어터 우리카드홀에서는 주호민 웹툰 원작 ‘신과 함께_저승편’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망자 김자홍이 저승에서 49일간 일곱 개의 관문을 통과하며 삶을 평가받는 이야기로, 2015년 초연 이후 원형 무대와 영상 장치로 저승 세계를 구현한 ‘K판타지’ 무대로 꾸준히 관객을 모아왔다. 서울예술단 측은 “31명의 배우가 선사하는 압도적 에너지와 함께, 만화적 상상력을 무대 언어로 풀어낸 독창적 미장센을 주목해달라”고 했다.
올해는 서울예술단 창단 40주년이기도 하다. 나빌레라와 신과 함께에 이어 하반기에는 조선판 웨딩플래너를 소재로 한 ‘청사초롱 불 밝혀라’, 11월에는 40주년 기념 특별공연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예정돼 있다. 한국사 소재에서 출발해 웹툰 IP와 SF까지 아우르게 된 창작가무극이 해외 무대라는 새로운 관문 앞에 서 있다. 76세 새내기 발레리노가 새로운 도약을 향해가듯 40년 된 장르가 새 무대를 향해 날아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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