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도시(Cité des Papes)’로 불리는 프랑스 아비뇽 한복판에서 한국어로 된 전시, 연극, 안내판 등을 마주하니 너무 감동적이다.”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이 열리는 프랑스 아비뇽에서 14일(현지 시간) 만난 30대 여성 니콜 마르탱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올해 공식 초청언어로 한국어를 선정하고 다양한 한국 관련 전시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다녀오는 등 10년 넘게 한국어를 공부한 마르탱 씨는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관련 연극을 볼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14일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고 공연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한글로 된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다. 아비뇽=뉴스1
아비뇽은 1309년부터 약 70년에 걸쳐 7명의 교황이 머문 곳이다. 교황과 프랑스 국왕 필리프 4세 사이의 권력 다툼으로 교황이 로마를 떠나 아비뇽에 머문 ‘아비뇽 유수(幽囚)’로 유명한 곳.이날 고풍스러운 아비뇽 궁전 곳곳에서 한국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유의 카페 서점 5m’ ‘카페테리아 10m’ 등 한국어 안내판도 배치됐다. 또 한국 연극의 역사 등을 알리는 프랑스어 안내판도 설치됐다.
한국 문학 도서전엔 방문객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한강의 작품부터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이 전시장을 장식했다. 김동일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은 “수년 전만 해도 한국 문학은 일본 중국에 비해 프랑스 등 유럽 사람들에게 덜 알려졌지만, K팝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14일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고 공연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 프랑스 관람객이 한국 문학 도서전을 관람하고 있다. 아비뇽=뉴스1
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적인 공연 축제로 평가받는다. 한 번 아비뇽 무대에 오르면 유럽 전역에 작품이 소개될 수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에선 총 47편의 공식 초청 프로그램 중 9편이 한국 작품으로 채워진다. 이 페스티벌에 한국 작품이 초청된 건 28년 만이다.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 공연이 15일과 16일 교황청 명예극장에서 펼쳐진다. 프랑스 유명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낭독자로 나선다.연극계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입센상을 아시아 최초로 받은 구자하 작가도 대표작인 하마티아 3부작 중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등 2개 작품과 ‘하리보 김치’를 선보인다. 특히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연극 ‘하리보 김치’는 공연이 끝난 후 김치전 오이냉국을 관객들에게 나눠져 큰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