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란계 멜라트은행에 배상금 100억 물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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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美제재 이유로 자금 예치 거부 안돼”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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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인 멜라트은행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가 한국은행의 계좌 개설 거부를 정당화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최종진)는 멜라트은행이 한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전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은이 멜라트은행에 손해배상금 100억 원과 이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멜라트은행은 2019년 6월 12일 100억 원 규모의 자금조정예금 예치를 신청했지만, 한은은 이를 거부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라 멜라트은행이 특별제재대상자(SDN)로 지정됐기에, 거래를 계속하면 미국으로부터 2차적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자금조정예금이란 금융기관이 지급준비금을 초과하는 일시적 잉여자금을 한은에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예치할 수 있는 초단기 예금제도다.

계좌 개설이 막히자 멜라트은행은 이자 손실액이 1045억 원에 달한다며 이중 100억 원을 우선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2024년 12월 제기했다.

재판부는 “특별제재대상자 지정을 중대한 사정 변경으로 볼 수 없고, 멜라트은행이 한은에 자금조정예금거래를 요구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한은은 멜라트은행에 2019년 6월 13일 이후 자금조정예금거래를 했다면 받을 수 있던 이자 상당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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