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국내 사이버 보험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이버 전담 조직을 꾸렸고, 글로벌 보안 업체 및 대형 로펌과 손잡으며 사이버 리스크 관리에도 나섰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 시대 속 사이버 보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사이버 전담 조직 신설
한화손보는 2024년 11월 사이버 보험과 관련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기업보험부문 산하에 사이버보험부를 새로 뒀다. 동시에 사이버 RM(Risk Management)센터도 열었다. 기업의 사이버 사고 리스크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이를 해소할지 컨설팅하는 곳이다. 기업에서 사이버 사고는 한 번만 발생해도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주요 내부 정보가 유출되거나 영업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사이버 보험은 해킹과 랜섬웨어, 데이터 침해 등 사이버 사고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단순 보상이 아니라 사이버 사고의 예방부터 대응, 사후 복구를 모두 돕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이버 사고 횟수가 늘고 복잡해질수록 해당 상품을 찾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화손보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사이버 보험 매출은 전년 대비 600% 증가했다. 다수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동참하면서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진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기업들로부터 호응도 얻고 있다. 한화손보는 사이버 전담 조직 출범 첫해 아시아 최대 사이버 보안 콘퍼런스인 제18회 국제 시큐리티 콘퍼런스(ISEC 2024)에서 부스를 차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보험사가 대형 보안 행사에 참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틀간 수백 건의 상담이 몰리는 등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 기업 보안·법률 영역도 챙겨
컨트롤타워인 사이버보험부 안에는 기업의 사이버 보안과 리스크 관리를 도울 협력팀을 꾸렸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티오리, 법무법인 세종과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를 비롯해 오종한 세종 대표, 박세준 티오리 대표 등이 참석했다.
티오리는 사이버 위험진단 솔루션을 개발한 글로벌 정보보안 기업이다. 박 대표는 수년간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대회 데프콘(DEFCON)에서 우승한 보안 전문가다. 회사는 공격자 관점에서 기업 보안 체계를 분석하는 진트(XINT)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 두나무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및 국방부, 미국 국방연구소와 같은 정부 기관과도 협업해 왔다.
법무법인 세종은 50여 명의 전담 인력을 둔 ‘정보통신기술(ICT) 그룹’을 운영하는 국내 대형 로펌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사무관 출신인 강신욱 변호사 등 사이버 사고 대응 전문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분쟁을 막고 피해 복구 전략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사이버 보험 시장의 발전을 위한 정기 기술 세미나와 동향 분석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보안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사이버 보험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 고객 접근성도 확대
한화손보는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늘리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모바일 화상 고객센터’가 대표적이다. 보험 계약 변경과 해약 등 주요 업무를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다. 임신과 질병으로 외출하기 어려운 사례, 해외 체류 중인 경우 등 지점 방문이 힘든 이용자가 주로 찾는다. 지난해 12월까지 이 서비스로 이뤄진 보험 계약 건수는 4만2192건에 달한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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