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민청학련 등 사건
“사망자 재심청구권 넓혀야”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사망한 뒤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당사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로 한정한 형사소송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4일 헌재는 과거사 사건 피해자 4명의 조카와 제수가 제기한 형사소송법 424조 4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즉각 무효화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효력을 유지하는 결정이다. 해당 조항은 내년 12월 말까지 적용된다.
형사소송법 424조 4호는 ‘유죄선고를 받은 자가 사망하거나 심신장애가 있을 경우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로 재심청구권자를 규정한다.
청구인들은 1948년 여순사건에 휘말려 유죄판결을 받고 6·25 전쟁 초기 대전 골령골에서 방첩부대와 헌병 경찰에 의해 법적 절차 없이 살해된 피해자들의 조카와 제수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출소된 고(故) 지학순 주교의 조카도 포함됐다.
이들은 법원에 낸 재심 청구와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모두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정리법)’에 규정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론지었다. 8·15 광복 이후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자행된 민간인 집단 사망·구금 등의 사건,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 대상이다.
김상환 헌재소장 등 7명의 다수 재판관은 “(국가폭력 사건은) 국가가 주체가 돼 조직적으로 불법행위가 이뤄졌고, 오랜 기간 국가의 방해로 재심청구 등 권리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돼도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배우자, 직계친족 또는 형제자매도 사망한 경우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검사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과거사 관련 특별법에 재심 청구권자의 범위를 넓게 해석할 여지를 두고 있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해당 법 조항의 효력을 즉각 무효화하면 국가폭력 피해자의 직계 가족들이 재심을 청구할 근거 조항이 사라진다며 국회가 보완입법을 하도록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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