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틀라스 투입까지 하청노조와 교섭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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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국, 현대차-하청 노동자 '사용자성' 인정
노란봉투법 시행에 '경영상 결정'도 쟁의 대상
하청 교섭 요구 확산 시 '연중 교섭' 우려도
현대차, 중노위 재심·행정소송 대응 가능성

  • 등록 2026-06-16 오후 7:11:09

    수정 2026-06-16 오후 7:15:30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와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직접 교섭’을 두고 갈등을 겪어 온 가운데, 노동당국이 하청업체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 명시된 원청의 하청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원청인 현대차가 하청·간접고용 노동자과 직접 교섭하라는 판단이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투입 등 생산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원청 입장에서 정규직 노조뿐만 아니라 하청노조까지 고려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전날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인정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3월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대상은 울산·아산·전주공장, 남양연구소, 판매대리점 등에서 생산·보안·급식·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 1675명이다.

현대차는 해당 노동자들과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울산지노위에 시정을 신청했고 울산지노위는 세 차례 심문 끝에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청노조가 현대차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로봇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노란봉투법은 그동안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으로 여겨졌던 구조조정과 사업조직 개편 등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선 투입될 가능성이 큰 생산 보조, 물류, 부품 운반 업무는 하청 인력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하청노조는 로봇 투입으로 해당 업무가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워 고용 보장과 전환 배치, 임금 보전 등을 현대차에 직접 요구할 수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 정규직 노조는 올해 단체협약 교섭에서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여올 수 없다”며 인공지능과 로봇을 도입할 때 노사 합의를 거치도록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청노조까지 별도의 교섭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현대차의 대응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교섭이 결렬되면 하청노조도 노동위원회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교섭을 요구한 하청노조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처우 개선 요구가 다른 하청노조로 연쇄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과 생산공정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직 노조와 하청노조가 서로 다른 요구를 제시하면서 교섭 의제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직군의 하청노조가 고용 보장, 재교육, 임금 보전, 안전 대책 등을 각각 요구할 경우 현대차 노무 조직이 사실상 연중 교섭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는 울산지노위로부터 신청이 인정됐다는 결과만 통보받은 만큼 결정문을 확인한 뒤 후속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위원회는 판정 당일 결과만 노사 양측에 우선 통지하고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약 한 달 뒤 결정문을 통해 공개한다.

박 교수는 “현대차로서는 이번 판정을 그대로 수용하기 쉽지 않은 만큼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거쳐 행정소송까지 염두에 둘 것”이라며 “가능한 법적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는 동시에 향후 교섭에 대비한 내부 대응 전략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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