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S아트센터 ‘양인모X김치앤칩스’
바이올린 연주-미디어아트 이색 조화 선봬
“하나의 몰입된 흐름이 만드는 경험에 집중”

무대 위 미디어아트는 또 하나의 주역이었다. 무대 전체를 감싸는 조명과 그 위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연기는 적막한 공간을 풍요롭게 했다. 때로 거칠고, 때로 연약하게 흐르는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연기는 빛을 통과했다. 바람처럼 흔들리고, 파도처럼 일렁이며, 순간 강렬한 불꽃처럼 번졌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에선 서정적인 연주와 빛의 조화가 한층 긴밀하게 느껴졌다. 단순해 보이는 화성이 변주를 거듭하며 서서히 확장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인 ‘LAD’에서는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본래 아홉 대의 백파이프를 위해 작곡된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린 편곡 버전으로 연주됐다. 묵직하고 긴박한 사이렌 같은 소리와 끝없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음향은 선율보다 소리의 질감과 운동성 자체에 집중하게 했다. 여기에 내면의 불안을 형상화한 듯한 시각 효과가 겹치며 긴장감이 더 커졌다.
이날 공연은 소리와 빛 어느 한쪽도 다른 한쪽을 보조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두 감각이 대등하게 맞물리며 클래식 공연이 하나의 공감각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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