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지나려면 30억 내”…‘수에즈식 통행료’ 카드 꺼낸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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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지나려면 30억 내”…‘수에즈식 통행료’ 카드 꺼낸 이란

업데이트 : 2026.03.26 10:49 닫기

이란 혁명수비대 공격으로 호르무즈해협서 선박 4척이 피격된 모습. [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 공격으로 호르무즈해협서 선박 4척이 피격된 모습. [연합뉴스]

이란이 사실상 봉쇄 상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에즈 운하와 비슷한 방식으로 ‘통행료 징수’ 방침을 내세우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인터뷰에서 “이란에 부과된 전쟁 상황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한 일련의 조치가 시행 중”이라며 “이런 침략 행위와 무관한 다른 국가들은 안전하고 확실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 이란 당국과 필요한 조율을 거친 후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영 매체 프레스TV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유권 인정과 함께 여러 주에 걸친 전쟁에 따른 손해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원한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안토니우 구테흐스에게 “비적대적 선박은 조율 시 통과 가능”하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했고, 이는 런던에 본부가 있는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 176개국에도 공유됐다.

핵심은 ‘선별 통과 + 통행료’다. 미국·이스라엘 및 동맹국 선박을 배제하는 대신, 중국·인도 등에는 비용을 받고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의회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사에드 라흐마트자데 의원은 통행료 부과를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의 통행료 부과와 마찬가지로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실제 시행될 경우 파급력은 상당하다. 선박 1회 통행료는 약 200만달러(약 3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현재 걸프 해역에 묶인 선박 약 3200척이 모두 통과할 경우 약 64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국제법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26조와 제44조에 따르면 국제 해협에서는 모든 선박의 통과 통행권이 보장되며, 해 내에서도 통과 자체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란은 해당 협약에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이란이 통행료를 ‘안보 서비스 비용’으로 규정해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시행 시 국제사회와의 마찰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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