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 조각으로 가득한 빈민가에서 태어나 과학기술 세계의 최정상에 도달하다!”
경제 잡지 포브스는 아나히타 에스마일차데의 인생을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독일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평가받는 에스마일차데는 이란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택시 기사였고 어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독일 남부 지역에서 힘겹게 자리를 잡았다. 에스마일차데는 편견과 사회적 낙인으로 가득한 취약 지역에서 성장했지만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이자 젊은 세대를 위한 멘토,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인플루언서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독일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는 <당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에스마일차데가 쓴 책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응원하고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조직 문화를 주장해온 저자는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의 최고경영진에게 직접 듣고 배운 ‘보이지 않는’ 게임의 규칙과 성공의 비밀을 공개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해야 하는지, 무엇을 삶의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지 알려준다. 특별히 젊은 세대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깨달아야 하는 ‘17가지 성공 전략과 마인드셋’을 안내한다.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비즈니스 현장의 미묘한 메커니즘과 권력 구조를 폭로하며 뼈 때리는 충고와 직설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루지 마라’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성공은 결코 안전지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실수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면을 오래 쓰면 불편해진다’ ‘시대를 거스르는 사람이 결국 시대를 주도한다’ ‘좋은 전문가 네트워크가 재능보다 중요하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등 책에서는 잔소리처럼 듣기 싫지만 반드시 성공으로 이끄는 법칙을 소개한다.
저자가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다’를 첫 번째 성공 법칙으로 꼽은 것은 성공을 방해하는 가장 강력한 적이 소셜미디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에서 본 비현실적인 성공 이미지를 좇거나 그곳에서 요구하는 이상형을 닮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한다. 자신의 삶과 목표를 향한 근본적인 질문 없이 허상을 추종하며 내면의 욕구와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성공을 부러워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에서 보이는 화려한 성공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동기가 실제로 나를 이끄는가?’ 그리고 ‘그것은 정말 나 자신의 욕망인가?’라는 질문에 정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성공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냉혹하고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렵게 터득한 성공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33세(1992년생) 에스마일차데가 벌써 그 일을 해냈다. <당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을 만한 이유가 충분한 책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