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일본에서 화장지 사재기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제2의 오일쇼크가 오기 전에 화장지를 쟁여둬야 한다”, “대량 구매할지 고민 중”이라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화장지 업계는 사실과 다른 소문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업계는 관련 글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화장지 원료의 약 60%는 자국에서 회수한 재생 종이다. 나머지는 북미와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펄프로 충당한다.
제조 과정에서 일부 석유계 화학 첨가제가 사용되지만 이란발 중동 위기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그럼에도 화장지 사재기 이야기가 다시 등장한 배경에는 과거 경험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973년 제1차 석유 파동 당시 일본에서는 가격 상승을 우려한 시민들이 화장지를 사기 위해 상점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화장지 트라우마’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에도 화장지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실제 물량 부족보다는 사재기와 물류 차질이 겹친 심리적 패닉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산과 출하 모두 정상이며 재고도 충분하다”며 “불필요한 사재기만 없다면 시장에서 화장지가 사라질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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