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 이어져 왔다. 신작 출시 지연으로 골머리를 앓던 엔씨(NC),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체들은 2022년 하반기 재택근무를 없앴다. 카카오가 2023년 3월 도입한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도 결국 서로 얼굴 보고 일하자는 것이었다. 한동안 출퇴근 시간을 아꼈던 직원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하지만 회사들은 낮아진 생산성을 회복하려면 유기적인 소통이 필수라 판단했다.
▷이런 변화 속에 재택근무 축소를 둘러싼 기업과 직원 간 갈등은 급기야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는 2022년부터 ‘주 2회’ 재택근무 선택권을 주던 것을 올 1월부터 ‘주 1회’로 바꿀 예정이었다. 그러자 민노총 소속인 이 연구소 노조가 법원에 ‘취업규칙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최근 기각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확산한 재택근무와 관련해 나온 첫 사법적 판단이다.
▷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근로계약서에 ‘근로 장소’에 대한 근로자의 권리가 명시돼 있지 않고, 재택근무 횟수를 줄인다고 해서 근로자들에게 큰 불이익이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남양연구소 직원들의 평균 재택근무 횟수가 이미 주 1회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즉, 노조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장한 취업규칙의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안 소송의 결과가 아니라 해도, 이번 결정은 다른 기업 노사에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수는 있다.▷2019년 10만 명이 안 됐던 국내 재택근무자 수는 2021년 114만 명까지 급증했다. 팬데믹이 끝나자 작년 52만 명으로 다시 줄었다.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다시 종용하는 기업은 원격근무의 한계를 명확하게 실감했기에 그런 경영적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 특수한 상황에서 일시 시행한 근무 형태를 직원들은 마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여겨 왔다. “줬다 뺏는 격”이라며 발끈하는 게 그래서다. 다만 직장인이라면 ‘집에서 일할 권리’를 따지기 전 ‘출근할 의무’부터 지켜야 하지 않나. 법원의 이번 판단도 그런 의미로 읽힌다.
김창덕 논설위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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