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100GW까지 늘리기 위해 경기 북부와 시화·화옹지구, 강원 군사 접경지역 등 대규모 유휴부지에 1GW 이상 초대형 태양광 단지를 10곳 넘게 만들기로 했다. ㎾h당 150원인 태양광 발전단가를 원전과 비슷한 수준인 80원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휴전선 인근에 ‘평화의 태양광’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기존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수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를 분리한 재생에너지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새로 수립된 법정 계획이다.
계획안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태양광 87GW, 육상 및 해상 풍력 각각 6GW와 3GW, 수력 등 기타 에너지원 4GW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작년 말 기준 발전 설비가 30.8GW인 태양광은 4년 만에 56.2GW 늘리는 ‘속도전’에 들어간다. 1.2GW급 대형원전 40기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이를 위해 송전망에 여유가 있는 수도권과 충청·강원 지역에 ‘GW급’ 태양관 단지 10곳을 총 12GW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초대형 태양광 단지 후보지로는 시화·화옹 지구 간척지와 평택항·평택호 유휴부지 등이 낙점됐다. 수도권 매립지와 항만·공항 부지도 검토 중이다. 폐쇄 예정이지만 송전망이 이미 깔려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도 3.2GW 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휴전선 접경지역엔 ‘평화의 태양광 벨트’를 2GW급으로 조성한다. 지역 주민이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나누는 ‘주민 참여형 햇빛소득마을’과 연계할 계획이다. 여기에 산업단지·공장 지붕(19.0GW), 영농형·수상형 태양광(11.1GW), 도로·철도·농수로(4.4GW), 학교·주차장·전통시장(2.5GW) 등 4대 입지 태양광 보급 계획도 총 44.2GW 규모로 설정했다.
◇원전만큼 저렴하게
여전히 원전, 화력발전보다 비싼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낮추기 위한 가격 목표도 제시했다. 태양광은 현재 ㎾h당 150원인 한전의 매입 가격을 2030년까지 100원, 2035년에는 원전 수준인 80원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육상 풍력은 ㎾h당 180원에서 120원 이하로, 해상풍력은 330원에서 150원 이하로 내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발전사에 발전량 일부를 반드시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폐지하고,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자가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RE100 기업’ 등에 장기 전력 공급가를 낮추려는 경쟁이 일어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떨어지고, 기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위주의 계약 시장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을 급격히 늘리는 과정에서 저렴한 외국산 패널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공공 재생에너지 사업엔 반드시 국산 패널을 쓰도록 했다. 세제와 인증제를 활용해 국내 공급망을 우대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일부 전문가는 태양광에 편중된 정부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 전력 전문가는 “태양광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늘리면 전력망의 간헐성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대훈/김리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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