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냐 울음이냐 바람
새는 것이냐 흐흐흐
그냥 흐흐흐
그러고 만다
가슴이 뽀개지는 아픔
그것이 나의 생의 찬가(讚歌)다 가슴이
뽀개져 쫙
갈라지는 아픔 가슴이
수직의 미소로 쫙 갈라져
오물거리는 이
아픔
(중략)
가슴이 쫙 뽀개져 새빨간
초대형 가오리처럼 펄럭펄럭
유영(游泳)하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인데 다들
허구한 날 나만 보면
“진지 잡쉈슈?”만 한다
이 붉은 펄럭임을 보라. “새빨간 초대형 가오리처럼 펄럭펄럭 유영하는 것”, 화자는 그것이 자신의 삶이라 명명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라. 새빨간 가오리처럼 펄럭이는 것은 그의 삶이다. 붉은 깃발 같은 삶, 팔딱이는 심장이 밖으로 보일 것 같은 아픈 생활이다. 왜 아픈가 하면 그의 가슴이 “뽀개져 쫙”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신음이 나올 정도로 뽀개진, “수직의 미소로 쫙 갈라져” 있는 가슴을 가진 화자는 “흐흐흐” 신음한다. 웃음소리 같기도 한 기괴한 신음은 바람처럼 새어 나온다. 울음처럼 비어져 나온다. 이것은 그냥 소리다. 흐흐흐. 삶에 대한 조소이자 “생의 찬가”다.
오랜만에 출간된 김영승 시인의 신간 시집을 읽으며 내내 “흐흐흐”거렸다. 웃음이 나오나 싶었는데 신음이, 이따금 눈물이 나왔다. 울 생각이 없었는데 나오는 눈물이여! 시집을 읽다 몸속에서 다양한 ‘소리’가 터져 나온 게 얼마 만이지? 하여간 끙끙거리다 박장대소도 하며 시집을 다 읽은 뒤에는 시집을 꼭 끌어안았다. 내 심장이 붉은 가오리처럼 펄럭여서, 가슴팍을 누르고 있어야 했다. 흐흐흐. 너무 슬픈 건 늘 조금은 우스운 법.
박연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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