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마지막 벙커’ 역사속으로…방치된 나치 유산, 아파트로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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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마지막 벙커’ 역사속으로…방치된 나치 유산, 아파트로 재개발

입력 : 2026.07.01 11:32

“네오나치 성지” vs “흑역사도 보존” 격돌

아돌프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중 피신생활을 했던 벙커 모형. [연합뉴스]

아돌프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중 피신생활을 했던 벙커 모형. [연합뉴스]

나치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베를린 정부청사 지하에 구축한 대형 벙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벙커를 철거한 자리에는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지역사회에서는 역사적 과오를 참회하는 취지로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독일 벨트에 따르면 베를린 한복판에 위치한 신제국 총통 관저 벙커 부지에 7층짜리 주거용 건물과 6층짜리 사무용 건물이 신축될 예정이다.

신제국 총통 관저는 히틀러가 권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에서 9천만 마르크, 오늘날 돈으로 4억8200만 유로(약 8513억원)를 들여 구축한 호화 건물로 정부청사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동베를린을 점령한 소련이 철거하면서 벙커만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베를린시는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극우세력이나 네오나치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는 벙커를 놔두느니 차라리 아파트를 짓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안 게블러 베를린시 건설장관은 “언젠가 순례지가 될 수도 있다”며 “벙커를 보존하기 위해 아파트 신축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역사공간보존단체인 베를리너운터벨텐은 “나치 권력 중심지의 마지막 흔적을 허무는 건 미친 짓”이라며 “벙커 시설 중 1200㎡가 여전히 보존돼 있는 만큼 종전을 기념하는 전시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벙커는 세계대전에서 베를린이 함락된 직후 헬무트 바이들링 베를린 전투사령관이 걸어 나와 소련군에 투항하는 모습이 담긴 역사적 사진의 배경이 됐다. 1945년 4월 30일 히틀러가 권총 자살했다고 알려진 총통 벙커는 이 벙커에서 걸어서 약 3분 거리에 있었다.

히틀러는 전쟁 중에도 가족들과 안전히 머무를 수 있도록 벙커를 설계했다. 집무실과 회의실, 식당, 침실 등 공간과 환기, 전기, 통신 등 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소련군 공병대는 1947년 12월 이 벙커를 폭파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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