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로 무장 … 방산 4대강국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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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17일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인 퓨리오사AI를 찾아 AI산업 관련 비전을 밝힌 데 이어 출마 선언 후 두 번째로 산업 현장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을 찾아 “전쟁 양상이 바뀌어 이제는 무기 체제로 결판하는 시대가 됐다”며 “그 핵심에 과학기술이 있고, 소위 ‘K방산’으로 불리는 국방산업 발전, 방위산업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ADD 방문 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도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방산은 반도체, 2차전지, 미래 자동차 등과 더불어 한국 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라며 “AI로 무장한 K방산은 저성장 위기를 돌파할 신성장 동력이자 국부 증진의 견인차”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개발(R&D)에 대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과학기술에 투자한 나라는 흥했고, 과학기술을 도외시한 체제는 망했다”며 “R&D에 대한 국가 투자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산 수출 기업의 R&D 세액을 감면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집중할 분야와 관련해선 “드론, 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 신설과 대통령 주재 방산 수출 진흥전략회의 정례화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K방산 스타트업 육성 및 방산 병역특례 확대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방산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 금융 체계도 개편하겠다고 했다. 방산업체는 해외에서 무기를 수주할 때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출해주는 형태로 외국에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 대금은 차후에 회수한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방위산업 현장을 두 번째 방문 일정으로 잡은 것은 중도 표심 공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안보 분야에 선제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동시에, 중도층이 크게 주목하는 산업 발전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해 방산 물자 수출 시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산업법 개정안을 추진한 것과 비교하면 방향성이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주를 대대적으로 늘려야 해 공약 달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0~2024년 506억달러(약 71조7000억원)어치의 무기를 수출했다. 글로벌 방산 수출 점유율로 따지면 2.2%로 10위 수준이다. 국내 7개 주요 방산기업이 쌓아둔 100조원 규모의 수주 잔액보다 더 많은 계약을 따내야 ‘톱4’에 진입할 수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같은 당의 경선 경쟁자인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증세론에 대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쉽게 증세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재편성하는 데서 가능성을 찾아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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