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부동산 세제 개편 등을 통해 투기 목적 부동산의 보유 부담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가 부동산 정책 실패 탓’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는 “인허가 물량 감소 등 악조건 속에서 구두 개입으로 과도한 상승을 막았다”며 선을 그었다. 선거 이후에도 보유세·양도소득세 인상, 다주택자 규제 등 직간접적으로 드러낸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보유세 낮다”…7월 세제 개편 주목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거주 용도로 주택을 가지고 있는 건 보호해야 하지만, 그게 사치품이 돼 있다면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만큼의 보유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이 맞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정리해 조만간 한꺼번에 (발표)하려고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갉아먹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부동산 투기”라며 “여러 채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지는 않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갖게 하자”고 했다. 그동안 주장해온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동산과 관련한 유권자의 표심이 확인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변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강화,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과세 강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무임대기간을 채운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부동산 가격은 이미 서울의 주요 의제이고 나름 상승 압력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에 미친 영향을 따지자면)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나 싶다”며 “1월부터 소위 말하는 구두 개입을 통해 눌러놓지 않았으면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축 재건축 등 공급 속도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 당시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2022~2024년 3년 동안 공급이 확 줄었다”며 “(보수 정권에서는) 담보를 풀어주고 이자율도 낮추고 빚내서 집 사라고 고사를 지내도 안 오른다”고 했다.
이어 “그게 몇 년 동안 쌓이고 쌓여서 개혁 정부가 들어서면 그때 확 올라간다”며 “이게 몇 번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이상하게 아무 관계가 없지만 그런 선입관이 생겨났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공급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신축이든 택지 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서 빨리해야 한다”며 “그다음에 투기·투자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부담을 매겨야 한다. 팔아서 시장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기용으로 가진 집이 시장에 나오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고 한다”며 “속도를 빨리 내서 조만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전세 물건이 줄어들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정상화 과정’으로 봤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전세 물량이 부족해 폭등했다는 것은 그런 상황을 원하는 사람이 만든 논리다. 이것도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입해 전입했기 때문에 공급뿐 아니라 전세 수요 역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유정/정의진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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