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한국땅 밟은 앤서니 김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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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 코리아 출전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
2011년 CJ컵 이후 14년 만에 한국 대회 참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감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주고 싶어"

  • 등록 2025-05-05 오전 12:10:00

    수정 2025-05-05 오전 12:10:00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그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앤서니 김이 지난 2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개막을 준비하며 연습하고 있다. (사진=LIV Golf)

앤서니 김(미국)이 1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해 지금의 모습보다 더 진화한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앤서니 김은 2일부터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에 출전해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 섰다.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한 것은 지난 2011년 CJ컵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뒤를 이을 특급 선수로 주목받았다.

2006년 PGA 투어로 데뷔한 앤서니 김은 2008년 와초비아 챔피언십과 AT&T 내셔널, 2010년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라이더컵에도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해 두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5월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기권한 뒤 사라졌다. 투어 활동 기간은 짧았으나 맹수처럼 덤비고 저돌적인 골프 스타일로 많은 팬들에게 어필했던 만큼 큰 인상을 남겼다.

잠적은 골프계에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필드를 떠난 이후에는 소문이 무성했다. 부상과 약물 중독 등 여러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잠적한 뒤로는 정확하게 알려진 얘기가 없었다.

12년 넘게 투어를 떠나 있던 앤서니는 지난해 2월 LIV 골프를 통해 투어로 복귀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도 깜짝 놀랄 소식이었다. 그러면서 약물과 알콜에 찌들어 살았던 지난 과거를 털어놨다. 외모도 변했고, 골프 실력도 예전 같지 않았지만 골프채를 다시 잡을 것만으로도 그에겐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됐따.

첫 시즌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예전의 화려함도, 앤서니 김을 생각하면 떠오르던 화끈한 공격 골프도 실종됐다. 올해도 여전히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다. 최고 성적은 지난 4월 마이애미 대회에서 거둔 공동 29위다. 긍정적인 것은 그가 골프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자세다.

앤서니 김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LIV 골프에서 경기하는 걸 즐기고 있다”며 “메이저 우승자 그리고 젊은 유망주와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큰 자극이 되고 있고, 곧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골프와 담을 쌓고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인생의 전부가 됐다. 그만큼 그의 열정도 강해졌다.

그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며 “제 인생에서 많은 실수를 해왔지만, 지금은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이런 깨달음이 골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다시 골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김은 2022년에 아빠가 됐다.

14년 만에 국내 무대에 다시 선 앤서니 김은 최하위로 사흘간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국내 골프팬들 앞에 다시 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마지막 날 홀 전체를 관중석으로 만든 이른바 ‘파티 홀’(8번)에 들어선 앤서니 김은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티샷한 공이 그린을 향해 날아가자 일제히 ‘앤서니’라고 부르며 응원했다. 앤서니는 가볍게 목례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제가 골프에 복귀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은, 중독이나 정신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라며 “저는 제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많은 문화권에서는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약점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저는 제 플랫폼을 통해 ‘타인의 시선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감정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더 나은 미래를 다짐했다.

앤서니 김. (사진=LIV G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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