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잭팟' 北 여자축구…'북측' 호칭에 회견 중단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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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의 경기에서 우승을 거둔 내고향 선수들이 인공기를 펼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의 경기에서 우승을 거둔 내고향 선수들이 인공기를 펼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수원에서 아시아 여자 클럽축구 정상에 올랐다. 선수단은 인공기를 들고 우승을 자축했지만, 경기 뒤 기자회견과 공동취재구역에서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내고향은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를 1 대 0으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한국의 수원FC 위민을 2 대 1로 이긴 데 이어 결승까지 잡으며 북한 팀 최초로 AWCL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 15억2000만원)다.

종료 직전 터진 결승골

내고향은 전반 44분 김경영의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정금이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내준 패스를 김경영이 마무리했다. 이후 내고향은 도쿄 베르디의 후반 공세를 막아내며 1 대 0 승리를 지켰다.

이번 우승으로 내고향은 북한 팀 최초의 AWCL 챔피언이 됐다. 준결승에서 수원FC 위민을 2 대 1로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 일본 팀까지 넘어서며 대회를 마쳤다.

경기 뒤 선수들은 인민공화국기(인공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관중석에 남아 있던 남북 공동응원단은 내고향 깃발과 응원봉을 흔들며 선수들을 맞았다.

리유일 감독은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였다. 선수들은 리 감독을 헹가래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내고향 주장 김경영에게 돌아갔다. 김경영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결승골을 넣었다.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내고향 김경영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3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내고향여자축구단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경기. 내고향 김경영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북측' 표현에 회견 중단, 선수들은 묵묵부답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 감독은 우승 소감을 밝혔다. 리 감독은 "저는 오늘 우승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우리 내고향 팀이 창립된 지 14년밖에 안 됐다. 오늘 아시아에서 1등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당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대표해서 이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방남 소회를 묻는 말에는 "아시아축구연맹의 조치로 여기에 와서 경기를 했다"며 "오직 축구, 우승, 발전에만 신경을 썼다. 기타 부수적인 문제들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내고향은 이번 우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챔피언스컵 출전권도 얻었다. 리 감독은 "아시아 1등 팀으로서 세계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며 "세계 무대에 진출해서 보다 더 훌륭한 무대에서 발전과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때 기자회견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 도중 중단됐다. 한 취재진이 '북측 여자축구'라고 표현하자 리 감독은 "우리 국호를 제대로 불러달라. 저 사람 질문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내고향 측은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공동취재구역에서도 별도 답변은 없었다. 우승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이 이어졌지만 선수단은 말없이 걸어갔다. 일부는 바닥을 봤고, 일부는 정면만 바라본 채 지나갔다.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피하는 선수도 있었다. 방남 일정을 마친 내고향 선수단은 24일 오후 3시3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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