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무대를 누비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한 뼘 더 성장했음이 느껴져요.”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양윤서(사진)의 목소리엔 설렘이 가득했다. 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메모리얼파크 골프코스(파72)에서 끝난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38위를 기록했다. 양윤서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한국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골프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양윤서는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 대회를 휩쓸었고, 지난 2월엔 한국 선수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WAAP)을 제패했다. 이달 초에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앞두고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선 4위에 오르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WAAP 우승자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양윤서는 첫 메이저 무대부터 기대 이상의 샷 감각을 뽐냈다. 대회 첫날 공동 8위에 오르며 깜짝 돌풍을 예고했고, 전날 3라운드까지 공동 16위를 달리며 선두권 경쟁을 펼쳤다. 그는 “사흘 동안 강풍 속에서도 파 세이브를 잘 해냈고 퍼트도 잘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의 중압감을 이겨내기엔 뒷심이 살짝 부족했다. 이날 4타를 잃어 순위가 밀려났다. 파라 오키프(미국)와 함께 아마추어상을 받은 양윤서는 “위기에서 타수를 잃으며 경기 흐름이 끊긴 점이 가장 아쉽다”며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8년 1월생인 양윤서는 만 18세가 지나 언제든 프로 전향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오는 9월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프로 데뷔를 잠시 미뤄뒀다. 양윤서는 “올해 최우선 목표는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며 “아직 출전할 수 있는 메이저 대회가 남았는데, 영국에서 열리는 AIG 여자오픈 무대가 가장 기대된다”고 했다.
양윤서의 시선은 이미 세계 무대 정상을 향해 있다. 당면 과제는 기복 없는 플레이로 꾸준함을 증명하는 것,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골프 팬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는 “누구든 ‘골프 선수’를 떠올릴 때 ‘양윤서’ 세 글자가 가장 먼저 생각날 수 있도록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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