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접수 사건'도 각하…재판소원 사전심사 통과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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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1 17:38 수정2026.03.31 17:38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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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제도 도입 이후 헌법재판소가 진행한 두번째 사전심사에서도 ‘1호 본안사건’은 나오지 않았다. 헌재가 적법한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줄줄이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48건의 재판소원 청구 사건을 사전 심사해, 모두 각하 처리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24일 열린 첫 사전심사에서도 26건의 청구 사건을 모두 각하했다. 재판소원은 법원 확정판결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투는 절차다. 지난 12일 시행돼 전날까지 총 256건이 접수돼 총 74건을 심사했는데, 본안 문턱을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아직 한건도 없다.

헌재가 이날 심사한 사건 중에선 청구 사유를 충족하지 못해 각하된 사건이 34건(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헌재법에선 재판소원 청구 사유를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청구기간(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을 넘어 각하된 사건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기타(7건), 보충성 요건 미충족(1건) 등 순서였다.

예컨대 “법원이 증거능력이 없는 자백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재판소원을 낸 청구인이 있었다. 헌재는 이에 대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등을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 불복에 불과하다”며 ‘청구사유 미충족’을 사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소원 1호 접수 사건인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명령 퇴거 취소 사건도 이날 각하됐다. 모하메드(가명) 씨가 출입국 당국의 강제퇴거명령 등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이 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자, 재판소원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헌재는 청구인이 청구기간과 청구사유 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해당 판결은 접수일로부터 두달 가량 전에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접수 사건 청구인은 “3월 12일 이전에 재판소원이 허용되지 않아 (30일 내) 청구하지 못한 것이지, 청구인의 책임 있는 사유 때문에 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게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구인은 강제퇴거 명령서 송환국란에 ‘박해 및 고문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제외, 본인 송환국 미지정’ 등이라고만 표시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안전하지 않은 제3국’으로의 송환이 가능한 만큼 위법한 처분인데, 법원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아 생명과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받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헌재는 “법원의 재판으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됐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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