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음악계 1세대’ 임선혜-이동규
20년 전 함께했던 오페라 아리아… 최정상 올라 다시 관객 앞에 선봬
헨델‘리날도’-모차르트‘돈 조반니’… 드라마처럼 느끼는 오페라 속 사랑
세계 무대에 각자의 이름을 각인시킨 두 사람이 20년 만에 같은 제목의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러브 듀엣’은 ‘헨델 앤 모차르트 인 러브(H¨andel and Mozart in Love)’가 부제. 헨델과 모차르트 오페라 및 오라토리오 속 사랑의 장면을 드라마처럼 엮어낸다.
18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 사무실에서 만난 임선혜는 “풋풋했던 시절을 지나 경력이 쌓인 뒤 하는 공연이라 기대와 염려가 함께 있다”고 말했다. 이동규도 “20대 때 재밌게 만들었던 ‘야심작’을 다시 보여 주게 돼 기쁘다”고 했다.
●20년 만에 만난 ‘야심작’두 사람은 2000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나란히 파이널리스트로 입상하며 첫 인연을 맺었다. 서로의 첫인상으로 음악을 대하는 ‘대담한 태도’를 꼽았다.
“동규 씨가 프랑스 작곡가 프랑시스 풀랑크의 가곡 ‘호텔’을 부르는데, 피아노에 반쯤 기대더라고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해석인데도 어울리게 소화하는 걸 보고 담대한 연주자라고 느꼈어요.”(임선혜)
“누나가 윤이상 씨의 가곡 ‘고풍의상’을 부르는 장면이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중학교 때부터 유학 생활을 해서 그런 노래가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한국미가 담긴 가곡을 새롭게 알게 됐죠.”(이동규) 이후 두 사람은 유럽 고(古)음악계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임선혜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 르네 야콥스 등과 작업하며 고음악계 대표 프리마돈나로 자리매김했다. 이동규는 한국 카운터테너 1세대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섰고, 최근 음악 예능으로 대중적 인지도도 높였다. 임선혜는 “동규 씨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뒤 함께 노래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그걸 본 분들이 ‘러브 듀엣’을 떠올려 주셨다”고 했다.자주 보진 못해도, 둘 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고. 이동규는 “지휘자에 대한 정보 등 ‘유학 초보’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임선혜도 “고음악계에서 동양인으로서 음악 거장들과 일한 첫 세대”라고 했다.
●헨델과 모차르트로 엮은 사랑의 장면
공연은 1부 헨델, 2부 모차르트로 구성된다. 헨델의 ‘리날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등 친숙한 노래도 등장한다. 이별과 재회, 슬픔 등 사랑의 여러 얼굴을 보여주도록 곡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려 했다. 임선혜는 “연애할 때 싸우기도 하고 마음 태우기도 하고 그러지 않냐”며 “그런 감정의 흐름을 관객들이 ‘낯설지 않다’고 느끼는 게 목표”라고 했다.
20년이 흐른 지금, 고음악은 이제 국내에서도 낯선 장르가 아니다. 임선혜는 “바로크 시대 음악을 하는 단체도 늘었고, 유학 가는 친구들도 많아져 뿌듯하다”고 했다.어느덧 노련한 성악가가 됐지만, 두 사람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제 직업이 ‘엔터테이너’인 만큼 관객들이 뭘 굶주려 하고, 뭘 듣고 싶어하는지를 알아내 소개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이동규)
“나이들수록 듣기 좋은 말이 ‘노래 잘한다’예요. 노래를 더 잘 하고 싶다는 게 가수로서 가장 큰 소망입니다.”(임선혜)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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