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지는 법을 잊었다. 20년 만에 9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를 10-6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파죽의 9연승을 달린 한화는 24승 13패를 기록, 같은 날 두산 베어스에 2-5로 패한 LG 트윈스(23승 14패)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한화가 9연승을 달린 것은 지난 2005년 6월 4일 두산 베어스~6월 14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20년 만이다.
반면 5연패 늪에 빠진 삼성은 18패(19승 1무)째를 떠안으며 5할 승률이 붕괴될 위기에 몰렸다.
한화는 투수 문동주와 더불어 최인호(좌익수)-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문현빈(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황영묵(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삼성은 김성윤(중견수)-양도근(3루수)-이성규(우익수)-르윈 디아즈(지명타자)-류지혁(1루수)-김재성(포수)-이재현(유격수)-안주형(2루수)-김태근(좌익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좌완 이승현.
기선제압은 삼성의 몫이었다. 1회초 양도근의 좌전 안타와 이성규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 3루에서 디아즈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일격을 당한 한화였지만, 1회말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인호의 땅볼 타구에 나온 상대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과 문현빈의 우전 2루타로 1사 2, 3루가 만들어졌지만, 노시환이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이때 3루 주자 최인호가 홈으로 파고들었으나, 삼성 중견수 김성윤의 깔끔한 송구에 가로막혔다. 한화는 홈 태그 과정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2회초 한 발 더 달아났다. 안주형의 좌전 안타와 김태근의 좌전 안타, 김성윤의 볼넷으로 완성된 1사 만루에서 양도근이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한화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2회말 이진영의 볼넷과 황영묵의 내야 안타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 최재훈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분위기를 추스른 한화는 3회말 경기 균형을 맞췄다. 1사 후 문현빈이 비거리 120m의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문현빈의 시즌 6호포.
흐름을 다시 가져온 한화는 4회말 마침내 역전했다. 황영묵의 중전 안타와 최재훈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심우준의 번트 시도에 상대 3루수 양도근의 송구 실책이 나온 틈을 타 황영묵이 홈을 밟았다. 최인호의 희생 번트와 플로리얼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문현빈이 2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를 쳐냈다.
갈 길이 바빠진 삼성이었지만, 6회초 웃지 못했다. 김재성의 사구와 이재현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완성됐지만, 안주형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폭투를 범했는데, 2루로 진루하던 이재현이 아웃됐고, 김태근마저 낫아웃으로 돌아섰다. 7회초에는 김성윤의 볼넷과 양도근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연결됐으나, 이성규(3루수 파울 플라이), 디아즈(중견수 플라이), 박병호(삼진)가 침묵을 지켰다.
위기를 넘긴 한화는 7회말 멀찌감치 달아났다. 노시환의 볼넷과 채은성의 우중월 안타, 황영묵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최재훈, 심우준이 각각 1타점 우전 적시타, 3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이원석은 비거리 105m의 좌월 투런포(시즌 1호)를 작렬시켰다.
다급해진 삼성은 9회초 윤정빈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및 디아즈의 비거리 125m 우월 3점포(13호)로 4득점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그렇게 한화는 20년 만의 9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서게 됐다.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는 105개의 공을 뿌리며 6이닝을 6피안타 4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 시즌 4승(1패)을 수확했다. 이어 조동욱(0이닝 무실점)-김종수(홀, 0.1이닝 무실점)-김범수(홀, 1.2이닝 무실점)-김승일(0이닝 4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이 등판한 가운데 타선에서는 단연 문현빈(5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심우준(3타수 1안타 3타점)이 빛났다. 이 밖에 황영묵(3타수 2안타), 최재훈(3타수 2안타 2타점), 이원석(1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삼성은 선발투수 이승현(3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4실점)을 비롯한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승현은 시즌 5패(무승)째. 디아즈(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는 분전했지만, 팀 5연패를 막기엔 힘이 모자랐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