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은 선두 LG가 선발진에 생긴 공백까지 완벽히 메우고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동아DB
20승에 선착한 선두 LG 트윈스가 선발진 공백을 메우고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LG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를 6-5로 제압하고 2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았다. 개막 이후 27경기 만이었다. KBO리그 역대 최소경기인 25경기 만에 20승에 선착한 2000년 현대 유니콘스, 201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버금가는 기세다.
장기 레이스의 초반부여도 20승 선착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기록이 말해준다. 역대 20승에 선착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비율은 36차례 중 23차례로 약 63.9%에 달한다. 한국시리즈(KS) 우승까지 거머쥔 비율은 36차례 중 18차례로 절반에 이른다.
LG에도 이번 상승세의 의미는 남다르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에는 32경기 만에 20승 고지를 밟았다. 이때는 SSG가 LG보다 2경기를 덜 치르고 20승에 선착했다. LG가 선두를 지키기 시작한 시점은 30승부터였다. 반면 올 시즌에는 10승과 20승을 모두 가장 먼저 해내는 등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모든 게 순탄할 수 없었다. LG가 보다 완벽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선발진 한 자리를 빈틈없이 메우는 게 중요하다. 선발진의 주축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에르난데스는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으로 17일 재활선수명단에 올랐다. 회복에만 6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발 빠르게 움직인 LG는 스프링캠프에 초청했던 호주 국적의 우완 코엔 윈을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했다. 구단이 이적을 위한 각종 행정 절차도 빠르게 진행한 덕분에 윈은 빠르면 다음 주 중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전망이다.
윈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로선 요니 치리노스~임찬규~손주영~송승기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잘 버텨주고 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의 공백도 도드라졌다. 그의 등판 순서였던 20일 인천 SSG전과 26일 광주 KIA전에는 대체자원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0일 등판한 김주온은 0.1이닝 4사사구 1실점한 뒤 강판됐다. 26일에는 롱릴리프 이지강(3이닝 6실점)이 선발로 나섰지만, 집중타 허용에 무너졌다. LG는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올해 불펜과 타선 모두 막강한 LG에는 윈이 선발로서 최소한의 몫만 해줘도 충분하다. 대체선발의 등판 순서는 2~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SSG와 홈 3연전 중 찾아올 공산이 높다. 윈이 팀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LG는 올 시즌 개막 직후처럼 다시 달릴 수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