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0-0… 3무로 조 2위 올라
토너먼트 오른 역대 가장 작은 나라
내달 4일 메시의 아르헨과 32강전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40)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번이 월드컵 첫 본선 무대였던 카보베르데는 2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스페인(2승 1무)이 우루과이(2무 1패)를 1-0으로 꺾으면서 카보베르데(3무)는 조 2위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서쪽으로 약 450km 떨어진 화산섬 10개가 모여 있는 나라다. 총면적(4033㎢)은 경기도(1만201㎢)의 절반도 되지 않고, 인구(약 52만 명)는 경기 파주시 수준이다. 지금까지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 기록을 남긴 팀 가운데 카보베르데보다 면적은 작은 팀도 인구가 적은 팀도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카보베르데를 상징하는 응원 문구가 ‘작은 섬, 큰 꿈(Small Islands, Big Dreams)’인 이유다.
1975년까지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카보베르데는 자국 인구보다 해외로 떠난 ‘디아스포라’(약 200만 명)가 더 많은 나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포르투갈)도 증조모가 이 나라 출신이다. 또 이번 대회 카보베르데 대표 선수 26명 중 14명(53.8%)이 카보베르데 바깥에서 태어났다. 가난으로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의 후손들이 카보베르데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여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여름 동화’를 이어 가게 된 카보베르데는 다음 달 4일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아르헨티나와 32강전을 치른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는 카보베르데의 승리 가능성을 13.7%로 예측하면서도 “어쩌면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페드루 브리투 카보베르데 감독(56)도 “불가능은 없다”고 말했다.
카보베르데만 기적을 쓴 게 아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 10개 팀 중 튀니지를 제외한 9개 팀이 32강에 올랐다. 이 가운데 5개 팀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 기록을 남겼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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