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400만 원” 번따 강의-영상 성행… 性차별 콘텐츠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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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유럽 ‘캣 콜링’ 엄벌, 한국은?
상술이 된 민폐 헌팅
유튜브-오픈챗서 성희롱법 전수
‘연애 비법’ 포장해 성역할 왜곡

“강의를 들으면 원하는 여자를 어떻게 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1일 한 연애 강좌 중개 플랫폼에는 “구애할 때 항상 먹히는 멘트(대사)를 알려주겠다”는 등의 소개 글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대다수는 수강료가 적게는 70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이었고, 한 강좌는 3일 수강에 400만 원을 호가했다. 일부 강좌는 아예 ‘짧은 관계만을 노리고 교육하겠다’는 노골적인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수강생 3∼5명을 모아 대면으로 실시하는 일부 ‘실전 강의’는 6월 일정까지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무분별한 헌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조장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강좌나 콘텐츠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브에는 ‘오늘 밤 여자를 공략하는 방법’ 등 자극적인 섬네일과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영상이 많았다. 약 20만 명이 구독하는 한 채널에는 “여자는 상처 주고 불안하게 할수록 남자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남성이) 함부로 해주길 원하는 더러운 본능이 있다” 등 성역할을 왜곡하는 영상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고, 일부 영상은 조회 수가 10만 회가 넘었다.

익명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그 수위가 한층 높았다. ‘번따(번호 따기)’나 헌팅 비법을 공유하는 채팅방에서는 주로 “가는 길에 예쁜 여자 보이면 번따해야겠다” 등 대화가 오갔다. 한 채팅방에서는 “여자가 경제나 정책 얘기를 하면 재미없다”며 성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메시지도 여러 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콘텐츠가 성차별적인 시각을 키울 뿐 아니라 상대가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는 등의 성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한 남성이 여성에게 연락처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여성의 얼굴을 때려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혔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콘텐츠의 문제는 (성 인지 감수성과 더불어) 연애 등을 마치 웃음거리처럼 전락시킨다는 것”이라며 “도를 넘는 콘텐츠에 대해선 플랫폼이 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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