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 중장년 교육·채용까지 한 번에…'취업사관학교'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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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자양동 서울시50플러스 동부캠퍼스. 평일 오전부터 40~50대 훈련생이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인공지능(AI) 마케터 과정 실습을 하고 있는 학생, 컨설턴트와 마주 앉아 진로상담을 하는 훈련생 등이 눈에 띈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시50플러스재단’(대표이사 강명)이 중장년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재단은 40세 이후 시민들이 일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경력 전환과 일자리 확보 등을 돕고 있다.

◇ “교육 많아도 취업은 여전히 막막”

서울 중장년(40~64세) 인구는 약 350만 명이다. 서울 인구의 37.7%를 차지하는 최대 연령층이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다.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시점은 41.7세로 더 이르다. 월 부양비용은 소득의 38%에 달한다. 퇴직 이후 생계와 재취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영하는 중장년취업사관학교에서 훈련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영하는 중장년취업사관학교에서 훈련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현장에서 재취업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확률은 ‘바늘구멍’이다. 교육과 정보 제공 프로그램은 많지만,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고 채용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재단은 올해 2월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출범시켰다. 기존에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교육과 취업 지원을 채용 중심으로 재구성한 게 핵심이다. 중장년이 어느 단계에서 진입하더라도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훈련 과정은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세 가지 트랙으로 나뉜다. 현장훈련을 포함해 80~300시간 실습 중심인 정규반, 빠른 재취업이 목표인 이들을 위한 2개월 이내 속성반, 방향이 불확실한 이들을 위한 탐색반(원데이 직무체험) 등이다. 훈련 이후엔 전문 컨설턴트의 1 대 1 취업상담, 이력서 클리닉, 모의면접이 이어진다. 취업 후에도 전담 매니저의 정기·수시 모니터링으로 현장 정착을 지원한다.

건축업계에서 일한 양모씨는 경기침체로 2년간 사회활동을 중단했다. 재단의 냉장시스템 설치기술자 훈련과정을 통해 에어컨 분야 전문인력으로 최근 재취업에 성공했다. 건강 문제로 30년 넘게 근속하던 직장을 그만둔 노모씨는 경력전환 컨설턴트와의 취업 상담을 통해 새 일터를 찾았다.

◇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선제 대응

디지털 전환은 중장년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AI·디지털 역량은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재단은 올해 AI 전문교육과 디지털 기본교육을 통해 130개 과정, 연간 2600명을 지원한다. 생성형 AI 기반 업무 생산성 강화 프로그램,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초 소양 교육 등을 선보인다.

일하는 형태의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재단이 지난해 중장년 1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일자리 수요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2%가 초단기 근로를 선호하거나 수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개념만으론 중장년 전체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재단은 단기·유연 근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형 일자리 매칭 플랫폼 구축도 검토 중이다.

재단의 중장년취업사관학교는 현재 서울 전역 5개 캠퍼스(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를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단의 일자리 지원 규모도 최근 몇년간 빠르게 커졌다. 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2022년 3990명에서 작년 3만5868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취업자 규모는 2023년 920명에서 2025년 3824명으로 뛰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재의 5개 캠퍼스 체계만으론 서울 전역의 수요를 고르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어디에서든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캠퍼스를 7개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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