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듣기라는 취미는 음악과 나 사이, 1대1의 관계에서 시작되고 평생 이어갈 수 있는 소중한 취미가 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좋으면 평생 듣거든요. <하루 하나 클래식 365>(문예춘추사)가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최근 출간된 <하루 하나 클래식 365>의 대표 저자 플루티스트 안일구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저술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하루 하나 클래식 365>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을 위해 음악을 접하는 방식이나 감상 방법, 음악을 둘러싼 배경 지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클래식 음악을 매일 한곡씩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안일구는 재주가 많다. 저자 안일구는 독일 바이마르 국립음대와 마인츠 국립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인물. 공연기획사도 이끌고 있고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일구쌤19teacher'도 운영하면서 매일 아침 8시에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하루 하나 클래식'이라는 코너도 진행한다. 그는 1년 365일동안 소개해온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그는 "함께 책을 집필할 '음악 덕후'를 한 분, 한 분 찾아가 설득하고 섭외했다"고 했다. 공동 저자로는 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겸 흉부외과의 유정우 등이 함께 했다.
그는 "악기를 연습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수없이 과정을 반복하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 '무언가를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다는 것에 공통점을 가진다"며 "내가 사랑하는 독서와 음악을 하나로 결합한 음악책을 내는 일은 오랜 꿈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일구는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대해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깊어지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클래식 음악 감상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본인이 직접 선택해 듣는 방식, 또 하나는 우연히 마주치는 '랜덤 듣기'다. 안일구는 "두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랜덤 듣기는 내가 접해보지 못한 음악 세계로 발을 넓혀주는 힘이 있는 감상 방식"이라고 했다.
"어차피 클래식 음악은 평생에 걸쳐도 다 들을 수 없는 장르에요. 제 책 안에는 누구보다 클래식 음악에 애정을 갖고 최대 40년 넘게 클래식 음악을 들은 분들의 추천과 글이 함께 수록돼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을 감히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설레는 '랜덤 듣기'를 돕는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렇다면 왜 사람은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만할까? 안일구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이 음악 안에 응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느껴본 감정, 아직 겪어보지 못한 감정까지 음악 속에서 만날 수 있거든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도 음악이 짚어내는 경우도 많지요. 수백년동안 감정의 천재들이 쌓아온 기록이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요."
1년 365일 클래식 음악을 소개했을테니, 5월 초 감상하면 좋을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물었다. 막힘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슈베르트 음악이 봄과 잘 어울려요. 제목에 봄이 들어간 가곡도 많지요. 기악곡 중에서는 바이올린소나타 5번 '봄', 피아노소나타 13번, 교향곡 9번 '그레이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저서에서도 슈베르트의 음악을 추천하는 일수가 17일이나 된다"며 "봄을 닮은 음악 뿐 아니라 삶의 희노애락이 녹아있는 음악도 많으니 책에서 직접 확인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