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에 올해 6315억엔을 추가 지원한다. 라피더스는 후공정 시험라인까지 본격 가동했다. 내년 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전날 홋카이도 지토세에 반도체 시제품을 평가하는 ‘해석 센터’를 열었다. 라피더스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조립 등 후공정 시험라인을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다. 전공정 시험라인을 가동한 지 1년 만이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우리의 꿈이었던 전공정과 후공정의 일관생산에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했다. 시제품 제작부터 평가까지 한곳에서 완결해 2나노 양산과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라피더스에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올해 6315억엔을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조금으로 라피더스에 대한 일본 정부 지원은 총 2조3540억엔으로 늘었다. 라피더스는 2031년까지 총 7조엔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보조금과 출자 등으로 3조엔, 은행 대출 2조엔, 민간 기업 출자 1조엔, 자기자금 1조엔 등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소식에 참석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라피더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의 고객사 확보까지 지원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는 후지쓰와 일본IBM에 각각 최대 585억엔과 175억엔의 지원을 결정했다. 두 회사 모두 2나노 반도체가 필요한 만큼 라피더스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앞서 캐논이 라피더스와 이미지 처리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데도 약 3분의 2를 보조하기로 했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다양한 재정 지원을 통해 수요 확보와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 주도로 도요타자동차 등 대표 기업 8곳이 출자해 2022년 설립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다. 올해 들어 소프트뱅크와 소니그룹 등 기존 출자사를 포함해 32개 기업이 가세해 총 1676억엔을 추가 출자했다. 일본 정부는 2024~2030년 AI·반도체 산업에 10조엔 이상 지원하고, 자국산 반도체 매출을 2020년 5조엔에서 2040년 40조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1980년대만 해도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은 한국, 대만에 밀리며 경쟁력을 잃고 급속히 쇠퇴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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