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용충격 실시간 감지 ‘카나리아 대시보드’ 도입

3 hours ago 2

정부 ‘산업전환 고용안정 계획’ 발표
주요 일자리 변화 조기 경보 신설
100만명 이상 대상 AI 직업훈련 지원
소득 공백-임금하락 보전방안 논의… 전문가 “실효성 위한 재원계획 필요”

인공지능(AI)이 바꿔놓을 일자리 시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고용 위기’ 경보를 알리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가 구축된다. 또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로자의 소득 공백과 임금 하락을 보전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다.

정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고용안정 기본계획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가 불러온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한 7대 원칙도 기본계획에 담겼다.

이번 계획의 핵심 대책은 AI 노출도가 높은 주요 일자리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 도입이다. 카나리아 대시보드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공개한 분석 도구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어도 2028년 초에 대시보드를 만들어 누구나 노동시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국내 직업과 직무 현실에 맞는 ‘한국형 AI 노출지수’가 개발된다. 그동안 AI 영향 분석이 해외 지수를 통해 이뤄져 국내 노동시장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두 분석 체계를 기반으로 업종, 지역, 연령별 일자리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도 만들 방침이다.

또 근로자나 구직자가 AI 전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강화된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직업훈련을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고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2029년까지 재취업 지원 서비스 적용 기업을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AI 기술 발전이 실질적인 노동시간 감소로 이어지도록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 등을 활성화하는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전환 과정에서 이직이나 전직이 불가피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인 소득 공백과 임금 하락분을 사회적으로 보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독일 사례를 일례로 들었다. 독일은 탈석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석탄산업 및 화력발전 노동자에게 ‘고용조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만 58세부터 연금 수급 시점까지 소득 감소분을 보전하는 식이다. 노동부는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임금 보전 방안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들이 구체성이 떨어지는 데다 재정 부담이 과도해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보전을 위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없으면 말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도 산업 전환기에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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