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진국은 미국" 옛말?…한국 성장률 '세계 1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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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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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의 주요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2026년 1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사용률 증가세를 보이며 순위도 두 계단 올랐다. AI가 일부 선진국 중심의 기술 실험을 넘어 일상 업무와 개발 현장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싱크탱크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는 12일 'AI 확산 보고서 2026년 1분기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집계·비식별화된 마이크로소프트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운영체제(OS)와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 인터넷 보급률, 국가별 인구 규모 차이를 보정해 15~64세 근로 연령 인구 중 생성형 AI 제품을 사용한 비율을 산출했다.

올 1분기 전 세계 근로 연령 인구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17.8%로 집계됐다. 직전 기간 16.3%에서 1.5%포인트 상승했다. 생성형 AI 사용률이 30%를 넘긴 경제권은 18곳에서 26곳으로 늘었다. AI가 빠르게 확산된 국가일수록 단순 사용자 수뿐 아니라 사용 강도도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 AI 사용률 37.1%로 상승

2025년 6월 이후 AI 사용자 비중 증가율 상위 경제권(2026년 1분기 vs 2025년 상반기) /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2025년 6월 이후 AI 사용자 비중 증가율 상위 경제권(2026년 1분기 vs 2025년 상반기) /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70.1%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70% 선을 넘었다. 싱가포르가 63.4%로 뒤를 이었고, 노르웨이(48.6%), 아일랜드(48.4%), 프랑스(47.8%)도 선두권을 형성했다. 미국은 28.3%에서 31.3%로 오르며 순위가 24위에서 21위로 상승했다.

한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전 분기보다 6.4%포인트 오른 37.1%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증가폭이다. 글로벌 순위도 18위에서 16위로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을 아시아 지역 AI 확산세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아시아 전반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2025년 6월 이후 AI 사용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15개 시장 중 12곳이 아시아에 있었다. 이들 국가는 모두 AI 사용자 수가 최소 25% 이상 늘었다. 한국은 43%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태국(36%)과 일본(34%)도 빠른 확산세를 보였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도 증가세가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시아의 AI 확산 배경으로 장기간 이어진 디지털 인프라 투자와 국가 차원의 AI 전략, 높은 소비자 수용도, 현지 언어에서의 AI 모델 성능 개선, 신기술을 생활과 경제 활동에 빠르게 적용하는 역량을 꼽았다. 특히 비영어권 언어 처리 성능이 개선되면서 검색, 메시징, 학습, 콘텐츠 제작 등 일상적 활용 영역에서 AI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현지 언어 지원과 멀티모달 기능 고도화도 확산 속도를 높인 요인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다국어 벤치마크에서 비영어권 성능이 개선되면서 AI 도구가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 더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디지털 참여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사용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개발 현장에선 AI 네이티브 전환

AI 확산은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AI 코딩 모델과 개발 도구가 코드 추천 수준을 넘어 개발 수명주기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AI 기업들의 코딩 특화 시스템은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처리하는 역량을 보였고, GPT-5.3-코덱스는 SWE 벤치 프로와 터미널-벤치, OSWorld 등 주요 평가에서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코드 작성 보조 도구에서 AI 네이티브 개발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멀티모델 지원, 코딩 에이전트, 협업과 프로젝트 관리 기능이 결합되면서 코드 작성, 디버깅, 테스트, UI 개선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을 AI가 지원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개발 활동 지표도 급증했다. 전 세계 깃 푸시는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신규 깃 리포지토리 수는 2025년 1분기보다 45% 늘었다. 보고서는 AI 기반 개발 도구 확산이 개발 생산성 개선과 소프트웨어 개발 수요 확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보조 코딩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개발자 생산성 향상은 소프트웨어 구축 비용을 낮춰 기업의 소프트웨어 도입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총고용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약 220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노동통계국 초기 데이터에서도 2026년 3월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은 전년 동기보다 약 4%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노스 및 글로벌 사우스의 생성형 AI 사용자 비중과 기반 인프라 지표 비교 /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글로벌 노스 및 글로벌 사우스의 생성형 AI 사용자 비중과 기반 인프라 지표 비교 /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제공

AI 확산이 빨라질수록 지역 간 격차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선진국 중심의 글로벌 노스와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사우스 사이의 사용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1분기 글로벌 노스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27.5%로 2025년 하반기보다 2.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글로벌 사우스는 15.4%로 1.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격차의 원인으로는 전력 공급, 인터넷 연결성, 디지털 역량 등 기초 인프라 차이가 꼽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반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생성형 AI의 혜택이 불균등하게 배분되고, 기존의 글로벌 불평등 구조가 더 굳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는 국가별 AI 사용 양상을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확산 측정 방식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보고서는 현재 활용 가능한 국가 간 비교 지표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향후 데이터가 축적되면 추가 지표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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