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버클리 연구팀 조사 결과
챗GPT 이후 A학점 비중 30% 늘어
AI 대필 많이 하는 과제 대신
퀴즈·중간고사 비중 높이는 곳도
인공지능(AI)이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학생들이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과제물의 완성도를 높이며 ‘A학점’이 흔해졌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UC버클리 보고서를 인용해 챗GPT 출시 이후 글쓰기와 코딩 비중이 높은 학과에서 A학점 비중이 다른 학과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를 발간한 이 대학 이고르 치리코프 선임연구원은 AI 노출도가 높은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A학점을 준 비중이 이전보다 30%나 더 늘었고, A-나 B+ 학점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량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생성형AI를 활용해 성적을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텍사스 내 한 대형 공립대의 성적 데이터 50만 건을 분석했다. 2022년까지는 학과별 성적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AI 붐 이후 인문학과 공학 등 과제 비중이 높은 학과에서 A학점이 급증하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AI 활용에 따른 성적 변별력이 줄어들자 기업과 대학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하버드 대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학생들의 실력을 분간할 수 있게 해주는 대학의 평가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하버드대는 이번주 중 A학점 비중을 제한하는 ‘캡(Cap) 제도’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전문 사이트 ‘핸드쉐이크’에 따르면, 학점 제출을 요구하는 공고 중 3.5점 이상의 고득점을 요구하는 비중이 2020년 9%에서 올해 25%로 급증하기도 했다. 이는 기업들이 ‘A학점 범람’ 시대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필터링 기준을 높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학 현장에서는 평가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첼시 샤인 교수는 “수업에서 AI가 100점을 맞을 수 있는 숙제 비중을 대폭 줄였다”며 “대신 AI 사용이 불가능한 강의실 내 퀴즈와 중간고사 성적 비중을 높여 학생들의 실제 실력을 측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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