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버스 보조금 깎여 … 중국산 韓시장 싹쓸이에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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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버스 보조금 깎여 … 중국산 韓시장 싹쓸이에 급제동

입력 : 2026.04.06 17:52

배터리 효율·안전 '미달'
中전기버스 문턱 높인다
국토부, 보조금 기준 차등화
기후부와 유사한 형태로 개편
배터리 밀도 높은 국산에 유리
국산보다 1억 저렴했던 중국산
가격경쟁력 약화로 타격 예상

6일 서울시내 한 버스 공영차고지에서 중국산 전기버스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6일 서울시내 한 버스 공영차고지에서 중국산 전기버스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국토교통부가 저상버스 보조금을 '일괄 지급'에서 '차등 지급'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에너지 저밀도 차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우수한 배터리를 장착한 국산 전기버스가 중국산 전기버스와 가격 격차를 좁히고, 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저상버스 보조금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한 비율은 23%에 달했다.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은 매년 전체 저상버스 보조금 중 5분의 1가량을 받았다. 저상버스란 장애인·노약자·임산부 등이 휠체어나 유모차를 탄 채 편리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로, 2023년부터 친환경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된 바 있다. 이번에 국토부는 최대 지급액 9000만원을 기본으로 하되 배터리 효율과 화재 등으로부터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성능 및 배터리안전계수'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탑승 설비의 충실도를 따지는 '이동편의시설계수' 점수를 반영한 뒤 차량의 물리적 크기나 규격을 반영하는 '제원계수'를 곱해 최종 수령액을 결정하기로 했다.

단순히 저상버스 여부만 따지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이런 방식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보조금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보조금 차등화에 나선 건 전기버스 보조금 체계 전반의 정책적 정합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기후부가 배터리 성능 등을 반영해 중국산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줄여온 데 반해 저상버스 보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국토부는 그동안 특별한 조건 없이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도 국산 업체 대비 일정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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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에 이어 국토부까지 보조금 지급 요건을 강화하면서 보조금을 받는 중국산 전기버스 비중은 빠르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후부가 보조금 지급 문턱을 높이면서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중국산 전기버스에 지급한 기후부의 보조금은 2022년 536억원에서 지난해 20억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2023년 54%까지 치솟았던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4%까지 하락했다. 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은 현재 60%대로 올라선 상태다.

이는 기후부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등 배터리 에너지밀도에 따른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이번 조치로 BYD의 전기버스는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 중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로 바꿔서 들어오는 곳들이 있지만, BYD는 당장 배터리 에너지밀도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BYD 전기버스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산은 보조금 등에 힘입어 국산 대비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원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에너지밀도 기준이 도입되면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실구매가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를 담는 효율(에너지밀도)이 낮고, 삼원계 배터리는 가격은 비싸지만 효율이 높다.

국산 차량은 LFP 대비 에너지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적용하는 만큼 보조금 산정에서 유리하다. 가격 격차 축소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과 사후관리(AS) 경쟁력까지 반영되면서 국산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버스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정책은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술 개발 속도도 한층 빨라지면서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나가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산업 보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중국은 자국산 배터리가 장착되지 않으면 아예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기준을 보다 강화하지 않으면 기술과 가격 측면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조금 정책만으로는 국내 전기버스 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권용주 국민대 교수는 "내연기관차는 기술에 차등이 존재하지만, 전기차는 이런 차등이 별로 없다"며 "국내 전기버스 업체들이 수출한다고 하더라도 현지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신유경 기자 / 강민우 기자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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