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전시 ‘거울, 시대를 비추다’…고대 거울의 백화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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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Gallery] 전시 ‘거울, 시대를 비추다’…고대 거울의 백화점을 가다

김은정(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입력 :  2025-05-15 11:33:12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거울, 시대를 비추다’는 가족과 함께 나들이 삼아 관람을 권하고 싶은 전시다. 이번 특별전은 거울에 담긴 고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동북아시아 거울 교류 양상을 살펴보는 기획이다.

‘거울, 시대를 비추다’ 전시 포스터

‘거울, 시대를 비추다’ 전시 포스터

과거 사람들은 과연 거울을 어떻게 이용했을까. 거울은 시대에 따라서 사용법도 다르고 무늬도 다르며 그 형태도 다양했다. 과거 금속 거울 뒷면에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정교한 무늬나 글귀가 새겨져 있기도 했다. 국립청주박물관의 전시 ‘거울, 시대를 비추다’에서는 ‘제작, 상징, 교류’ 세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거울 문화와 지역별 차이를 폭넓게 소개한다. 기존의 청동 거울에만 주목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철경鐵鏡’까지 아우르며 거울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선택되었는지 조명한다.

1부 ‘빛을 담다’는 청동 거울의 제작 과정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거울이 고대 사회에서 지닌 의미를 담았다. 도성, 집 터, 제사 터 등지에서 출토된 의례용 거울과 흙, 돌, 납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된 거울의 의미를 찾아본다. 이어, ‘파경破鏡’이라 불리는 깨진 거울, 이를 다듬어 재가공한 가공품, 천에 담아 보관한 거울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당시 거울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귀한 물건이었음을 보여준다.

2부 ‘권력이 되다’는 거울을 소유한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그들이 어떤 사회적, 정치적 배경 속에서 거울을 가질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섹션이다. 지배층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다양한 계통의 거울을 통해, 거울이 지배층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위세품이자 중요한 상징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령왕릉 출토 의자손수대경(국보)

무령왕릉 출토 의자손수대경(국보)

3부 ‘문화를 잇다’는 거울이 시대와 지역을 넘어 전해진 과정을 따라가며, 그 안에 담긴 고대인들의 삶과 문화를 만나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 지도를 적극 활용하여 다뉴경(두꼭지거울)을 비롯한 중국 거울, 왜경, 방제경 등 동북아시아 청동 거울의 출토현황과 교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거울에 새겨진 무늬를 통해 당대 사람들이 품었던 이상과 바람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문화적 교류와 확산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무엇보다도, 일제강점기에 발굴된 고구려 평남 칠실총 출토 철경과 철제품들이 최초 공개된다. 이 밖에도 국보 화순 대곡리 출토 잔무늬 거울, 국보 무령왕릉 출토 의자손수대경,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희귀한 거울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거울 속에는 옛사람들의 숨결이 스며 있다. 그들이 품었던 희망과 바람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故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거울들

故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거울들

Info
장소: 국립청주박물관
기간: ~2025년 7월 20일
시간: 09:00~18:00 *월요일, 공휴일 휴관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국립청주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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